부동산
4·1대책 약발 2개월 만에 시들…강남 재건축도 꺾여
입력 2013-06-09 14:28  | 수정 2013-06-09 14:29
수직증축 리모델링 촉매, 1기신도시·강남권 살아날까

새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약효가 2개월 만에 시들해졌습니다.

부동산시장 활성화 기대감 속에 새 정부 출범 후 상승 흐름을 타던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들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달 말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 시장은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가 지난 6일 내놓은 낡은 아파트에 대한 수직증축 리모델링(구조 변경) 허용 방안에 따라 가격 상승 기대가 강남 재건축에서 분당 등 1기 신도시와 강남 오래된 아파트들로 이전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 강남4구 재건축도 약세로…2주간 1천만∼3천만원 뚝

9일 부동산114(www.r114.com)에 따르면 7일 기준 강남4구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강남 4구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달 24일보다 0.41% 하락했습니다.


최근 2주 간 매매가격은 송파구가 1.01% 떨어졌으며 강남구도 0.56% 내렸습니다. 서초구와 강동구는 각각 0.05%, 0.03% 하락했습니다.

앞서 강남4구 재건축아파트는 새 정부 출범과 4·1 대책으로 2월 22일부터 지난 달 24일까지 3개월 동안 2.7%나 올랐었습니다. 재건축 추진 기대감으로 송파구가 5.74%나 상승했고 강동구와 강남구도 각각 3.03%, 2.87% 뛰었습니다.

그러나 4·1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시들해지고 취득세 감면 혜택이 이달 말 종료되는 것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물러나면서 가격도 다시 꺾이고 있는 것입니다.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2월 22일 2천761만원에서 5월 24일 2천835만원으로 올랐다가 최근 2천824만원으로 내려갔습니다.

주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가격은 최근 2주 동안 1천만∼3천만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전용면적 82.51㎡) 가격은 2주 만에 3천만원 하락했습니다. 이 단지 가격은 10억3천500만원에서 11억7천만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11억4천만원선에서 조정 받고 있습니다. 개포동 주공1단지(전용 51.657㎡) 매매가격은 올해 9억5천만원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3천만원 떨어진 9억2천만원선에 나왔습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 7단지(전용 55.44㎡)는 4억5천만원으로 올해 고점 대비 1천만원 하락했고 가락시영 1차(45.12㎡)와 2차(전용 34.45㎡)도 각각 5억6천500만원, 5억5천500만원으로 2주 전보다 1천만원씩 내렸습니다.

박준(잠실5단지) 공인 대표는 "5월 중반까지 괜찮았다가 점점 조용해지고 있다"며 "공급면적 112㎡가 10억5천만∼10억7천만원까지 거래됐다가 지금 10억원, 저층은 9억9천만원까지 내려갔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일부동산(둔촌 주공아파트) 관계자도 "가격이 흘러내리고 있어 4월 최고 호가 대비 2천만∼3천만원 빠졌다"며 "가격이 내려가도 매수세가 붙지도 않고 더 빠질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상승 분위기, 강남 재건축서 `수직증축 리모델링 수혜 단지`로

이처럼 강남 재건축시장 분위기가 4·1 대책 발표 2개월 만에 꺾이면서 시장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취득세 감면 대책이 이달 말 끝나면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줄어들고 가격이 본격적인 조정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팀 과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은 대다수 6억원이 넘고 집주인들도 다주택자여서 4·1 대책보다 취득세 감면 조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4·1대책 약발이 사라지고 정부가 취득세 감면 조치를 연장하지 않으면 강남 재건축 낙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반면 시장에선 수직증축 리모델링 방안으로 1기 신도시와 강남권 아파트들이 상승 혜택을 받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은 4·1 대책 발표 후 0.06%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분당은 0.17% 올랐지만 일산과 평촌은 오히려 각각 0.09%, 0.01%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리모델링 가능 15년 이상 된 아파트 400만가구 중 상당수가 분당 등 1기 신도시에 몰려 있어 수직증축 리모델링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리모델링이 가능한 공동주택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으로 늘어나는 가구수만큼 주택가격 상승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얄공인(한솔주공5단지) 대표는 "수직증축 허용 방안 발표 후 전화문의가 늘어나고 있어 서서히 붐을 탈 것"이라며 "최근 급매물이 빠지고 남은 물건들은 3천만원 정도 오른 가격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한 관계자는 "수직증축 효과는 분당 등 1기 신도시뿐 아니라 강남권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며 "청담동 등 중소형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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