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 고성국 이혜경의 뉴스공감] 한반도 정세 대화 기류…전환 될 수 있을까
입력 2013-06-07 13:15  | 수정 2013-06-07 13:16

남북 당국 간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면서 한반도 정세가 대화 기류로 전환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 오늘 기분이 괜찮으시죠?

-아주 좋은 날입니다.


▶ 장관급 회담이 마지막으로 열렸던 게 장관님 있을 때 입니까?

-그렇습니다. 6년 전이죠. 2007년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21차 장관급 회담이 마지막으로 6년간 열리지 못했죠. 저는 사실 장관급 회담이 다시 이어진다는 것이 무엇보다 반갑고 기쁩니다.

▶ 장관급 회담이 정치적으로 상당히 비중 있는 회담인 거죠?

-그렇습니다. 남북의 통일 문제를 전담하는 북쪽 정부 측의 의견과 남쪽 정부 측의 의견을 통합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21차례나 회의가 있었으니까요. 제 경우에는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다음 완전히 단절됐던 상황에서 2007년 2월에 20차 회담을 평양에서 했고요. 21차 회담을 서울에서 하면서 그것이 결국 후에 정상회담 논의까지 이어졌으니까요.

▶ 그때 상대 파트너가 누구였습니까?

-권오웅이라고 하는 북한 정부의 내각 참사가 왔었죠. 권오웅 참사는 10여 차례 이상 계속해서 남북 정상급 회담의 대표로 참석했었습니다.

▶ 장관급들이 만나면 얘기가 좀 됩니까?

-충분히 얘기가 되죠. 사실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 관계의 모든 중요한 사안들이 결정됐었으니까요.

▶ 예를 들어 어떤 결정을?

-예를 들자면 남북 협력 관계의 모든 것, 철도 부설이라든가 개성공단 문제부터 시작해서 개성관광, 금강산 관광, 더 나아가서 쌀, 비료 ,이산가족 문제 등 모든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합의하는 자리입니다.

▶ 장관이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문제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 합니까?

-물론 이런 문제들은 사전에 충분히 협의를 하고 우리 내부의 외교 안보 장관 회의에서도 협의를 하고 대략 어떤 기조로 갈 것인지를 협의하고 갑니다만 북쪽도 그런 준비를 하고 오기 때문에 장관급 회담이 이제까지 정상회담 이외의 가장 중요한 결의 기관이었죠.

▶ 이번에 열리는 회담을 그동안 열렸던 장관급 회담의 연장선상으로 봐야 될까요? 아니면 별도의 회담으로 볼 수밖에 없을까요?

-저는 연장선상에서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 외에 다른 회담이 과거에 총리 회담이 있었습니다만 지금 총리회담을 별안간 열기도 어려운 것이고 그 외에 경제장관 회의로 경제공동체 위원회가 있었고요. 국방장관 회담도 있었죠. 아마 남북 간에 제일 마지막으로 열렸던 것이 2011년 국방장관 회담이었을 겁니다.

▶ 이러다가 갑자기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할 일은 없겠죠?

-저는 그렇게까지 가지 않을 만큼 국제사회에서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고 우리 정부도 인내심을 가지고 신뢰 프로세스라고 하는 정책을 내걸고 준비해왔고 북쪽도 이런 저런 군사적 긴장관계를 해소하지 않으면 상황에 온 것이 아닌가.

▶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여러 가지 조건이 무르익은 상태다?

-그렇습니다.

▶ 양쪽의 입장을 들어보니까 시간과 장소를 남측이 알아서 정하라고 하니까 우리 측에서 12일 날 서울에서 하자. 그것을 위한 실무회담을 위해서 판문점에 연락사무소를 우선 개통하라고 하니까 북한이 오늘 2시부터 적십자 채널을 열겠다. 서로가 주고받으면서 대화 쪽으로 가고 있는 게 확실하네요?

-아주 훌륭하게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남북의 최고 지도자들의 훌륭한 결정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고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 실무회담을 내일 모레 개성에서 하자고 북한이 다시 얘기했는데 실무회담은 뭐하는 겁니까?

-실무회담은 구체적으로 대표단이 어떤 방법으로 서울에 오느냐, 몇 명이 오느냐, 보도 관계는 어떻게 하느냐, 숙소는 어떻게 결정 하느냐, 회담 일정을 어떻게 결정하겠는가 하는 제반 문제들을 결정짓죠.

▶ 북한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화를 요청하는 것 같아요. 갑자기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일단 이런 결정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을 겁니다. 가령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국을 방문해서 중국과 함께 대화의 길로 나서겠다고 했는데 이것을 잘 보면 아시다시피 군부의 총 책임자 아닙니까. 예를 들면 이런 대화를 북한 군부가 강력하게 지원하고 원한다는 의미가 되는 거고요.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류길재 장관이 지난 5월 29일에 어떤 포럼에서 비핵화를 정책적으로 견제하고 하는 건 아니다, 이런 얘기도 북측에 좋은 반응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 비핵화를 전제하는 게 아니라고 하는 건 무슨 뜻인가요?

-이제까지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비핵을 제1번 전제 조건으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비핵화라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고 정책을 펴 나가겠다.

▶ 전제조건이 아니라 목표다?

-하나의 과제겠죠. 그러니까 적어도 회담을 시작하면서 그런 것을 전제로 걸고 하진 않겠다는 의지가..

▶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대화를 위한 다소 유연한 입장을 류길재 장관이 표현한 거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큰 변화라고 판단하고요. 정부가 대화를 위한 최선의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평가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이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의 장으로 오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동안 이런저런 사소한 문제보다 당국자 회담이 중요하다는 이야길 하셨고 이번에 장관급 회담을 제의한 것도 아주 잘한 선택이라고 판단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5년 동안 정체되어 왔던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선 역시 고위층의 회담 이라는 게 필요한 것이고요. 그래서 저는 우리가 아주 적절한 제의를 했고 북도 이것을 받아들인 게 아닌가 판단하는 거고요.

▶ 그렇다면 이번에 개성공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같은 모든 문제를 얘기하자고 북한이 제의를 했는데 그동안 밀린 숙제라고 할 수 있는 이런 문제들이 다 포괄적으로 타결 가능할까요?

-회의 과정을 보면 알겠습니다만 대략 이런 모든 문제들을 상당히 희망적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아시는 바와 같이 2002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평양에 방문했던 적이 있었고. 사실상 대통령으로서 평양을 방문한 사람이 사실상 3번째 아니겠습니까.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늘 얘기했던 것 가운데 하나가 쓰라린 과거보다는 희망적인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번 회의에서 좀 더 포괄적으로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좋은 계기, 이 계기를 놓치지 말고 하나의 일대 전환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합니다.

▶ 만약에 장관급 회담에서 지금 말씀하신대로 밀린 숙제를 비롯한 포괄적 합의들이 이루어지고 다시 개성공단도 열리고 금강산도 열리는 흐름이라면 제3차 남북 정상회담도 전망해볼 수 있겠네요?

-저는 금년이 정전 협정 60년이 됐는데 사실상 정전 협정이라고 하는 것이 지금의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기능이 아니거든요. 늘 상 얘기지만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포괄적인 평화 체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해왔기 때문에 저는 이런 일들을 위해서라도 정상회담은 꼭 필요한 것이고 지금부터 정부가 준비해나가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번 장관급 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누가 나올까요?

-과거에는 권오웅 이라고 하는 내각 참사가 왔었고요. 실제로 남북관계를 북에서 총괄하는 부처가 당의 통일전선부, 거기의 제1부장인 김양건 부장이 남북 관계의 전문가이고. 김양건 부장이 2007년 12월에 산업시찰을 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 그때 만나셨겠네요?

-만났죠. 회담도 하고 정상회담 때도 만나고 저에겐 직접 카운터 파트너니까..

▶ 온건파라는데 맞습니까?

-상당히 합리적 판단을 사람이죠. 나이도 많으시고 그런 의미에서 과연 통전부장이 오겠느냐는 숙제입니다. 왜냐면 통전부장은 실제로 우리의 통일부와 국정원을 통합한 강력한 입장의 당의 기구이기 때문에 이번에 역시 정부를 대표하는 누가 나오지 않겠는가, 저는 그렇게 내다보는데요. 혹시 한반도 문제를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이 나온다면 통전부에서 누군가가 나올 가능성도 있겠죠.

▶ 당장 내일 모레 개성에서 실무회담을 시작으로 해서 12일 서울 장관급 회담, 그 이후 일련의 남북 대화들이 이어질 텐데 이 시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박근혜정부 한테 이 점을 유념하라고 조언하신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두 번째로는 이것이 남북의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일이기 때문에 어디가 주도권을 잡고 누가 머리 숙여 들어오고, 이런 식의 해석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요. 대통령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남북 관계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차분한 대응으로 대통령이 희망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기 싸움 하지 말고 차분하게. 사실 이미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실제로 아시는 바와 같이 경제력으로나 군사력으로나 여러 가지로 본다면 남북 간에 이런 것은 우리가 경쟁의 관계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좀 더 대국적으로 큰 틀에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대범하게 가면서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주는 결단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장관급 회담과 관련해서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직접 기자들 앞에 나서서 상당히 구체적으로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을 보니까 정부가 활기차게 움직인다는 느낌도 들어요.

-저는 우리 시간으로 보면 오늘이나 내일 미국에서 시진핑과 오바마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이 정상회담이 상당히 중요한 하나의 전환점을 국제적으로 만들어가지 않겠는가. 특히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한반도의 문제를 대화로 풀어가야 된다는 대 원칙을 만들었고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만나서 특사와 함께 원칙적인 이야기도 나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이번의 이것이 앞으로 미국과 중국, 그리고 남북, 4자간의 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꿔내는 전환점을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입니다.

▶ 북한이 미국에 가서 오바마를 만나는 시진핑한테 일종의 선물 같은 것을 이번 대화 제의를 통해서 주었다, 이렇게 해석이 되나요?

-저는 적어도 북한특사가 시진핑에게 그런 대화를 함으로써 북한이 시진핑 주석에게 일종의 힘을 실어주었고 길을 열어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합니다.

▶ 알겠습니다. 내일 미중 정상회담을 지켜보자는 말씀으로..

-그리고 미중정상회담 이후에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미국과 북한간의 대화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되겠지만 실제로 그동안 뉴욕채널이나 중국 채널을 통해서 대화가 오고 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과 북한간의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앞으로 계속될 북한과 중국 간의 관계개선..

▶ 중간에 한중 정상 회담도 예정되어 있죠.

-이런 것이 다 엮여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박근혜정부가 한반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