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현우 “김수현 끼워팔기 시선, 생각도 못했죠”

드라마 ‘공부의 신이나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을 통해 귀여운 이미지를 각인시켰던 배우 이현우(20)가 변했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에서 남파된 간첩으로 남자다운 매력을 폭발시킨다. 색다른 모습에 깜짝 놀랄 관객이 꽤 될 것 같다.
이현우는 그간 밝고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들의 역할 연기를 많이 해서인지 귀엽다고 하시더라”며 이번에 목표로 했던 건 그동안 보여 드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는데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웃었다. 특히 ‘눈빛이 좋았다는 칭찬이 정말 좋더라”고 즐거워했다.
5일 개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북한 최정예 스파이 류환(김수현), 해랑(박기웅), 해진(이현우)이 남파돼 펼치는 작전을 그린 영화다. 동네 바보, 로커, 일반 고등학생으로 위장한 ‘꽃미남 남파간첩의 이야기가 흥미를 이끈다. 포털사이트에서 인기를 끈 웹툰이 원작이다.
사실 웹툰을 세 번이나 봤어요. 영화화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쁜 마음으로 무조건 하겠다고 말했죠. 처음에는 설?�쨉�원작 웹툰의 인기와 캐스팅된 분들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부담과 우려가 컸어요. 그런데 지금은 기다리는 처지에서는 기대감이 더 큰 것 같아요.”(웃음)
이현우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사전 예매율을 수치로 따지면 벌써 30만 명이 넘어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고 하자 이렇게 많은 분이 환호해주시고 기대해주실지 몰랐다”며 신기하고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해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이현우의 소속사인 키이스트가 투자에 참여했다. 키이스트 소속인 김수현도 함께 출연했다. 이현우를 향해 김수현 캐스팅 끼워 팔기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현우는 정말 생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며 같은 소속사긴 하지만 수현 형과는 처음 만났다. 그냥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었고 참여하게 됐는데 ‘이현우 밀어주기냐는 얘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극 중 이현우는 호연한다. 당연히 김수현의 분량이 많고 다른 이들은 작을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이현우는 자신의 매력을 오롯이 드러냈다. 그는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내 매력을 최대한 보여 드리도록 노력을 했다”며 이번에도 그렇지만 다음에도 계속해서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우는 드라마 ‘화랑전사 마루로 2006년 데뷔했고, 김수현은 2007년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했다. 김수현보다 선배라고 하니 중요한 건 아니라는 듯 손사래 쳤다. 수현 형과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어요. 배우로서 연기, 사람으로서 인성 등 현장에서 바라보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를 느끼고 배운 것 같아요.”(웃음)
솔직히 드라마 ‘드림하이나 ‘해를 품은 달로 엄청난 인기를 끈 김수현이 부럽지 않으냐고 하니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엄청난 톱스타가 되고 싶다, ‘바로 인기를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며 천천히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연기하며 내가 보여 드릴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보여 드리고, 또 여러 가지 작품을 하면서 내가 얻는 것들이 많다면 후회하지 않는 길을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만족할 만한 작품 중 하나가 됐다. 액션이나 사투리는 배워서 만들면 됐지만 감정적인 연기는 어려워 많이 고민했다”는 그는 감독님과, 수현 형 등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회상했다. 극 중 류환이 해진에게 비니를 씌워주는 장면 등 동성애를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장면에 대해서는 잘못 보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해진이 류환을 동경하는 상황”이라면서 솔직히 감독님이 동성애 분위기를 의도한 것도 있겠지만 심하게 오해할 만하게 그려진 것 같지는 않아서 다행인 것 같다”고 웃었다.
부모님, 특히 아버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과 인정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다는 이현우는 극 중 동경의 대상으로 나오는 류환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를 존경한다”며 화목하고 즐거운 가정환경을 보고 자라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했으니 힘들다는 투정을 부렸을 법도 한데 그는 나이가 적든, 많든 모든 분이 일을 할 때 힘든 걸 다 감수한다”며 어른스럽게 말했다.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를 떠올렸을 때 좋은 이미지가 생각날 수 있도록 각인됐으면 해요. 그게 제가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에 대한 대답이에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