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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결국 ‘마이 웨이’가 옳았다
입력 2013-05-30 06:52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결국 해답은 ‘마이 웨이였다.
지난 29일(한국시간) 열린 LA앤젤스와의 경기는 류현진이 LA다저스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류현진은 9이닝동안 2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2.89로 내려갔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즌 6승을 챙기며 이번 시즌 다저스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를 챙겼다. 이제 11경기를 치렀을 뿐이고 아직 많은 시즌이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성공적이다. 팀이 성적 부진으로 안팎에서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었다. 부상이나 체력 저하 등 다른 변수 없이 이 모습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15승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
류현진이 이처럼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마이 웨이를 꼽았다. 그는 29일 경기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류현진의 빠른 적응 비결을 묻는 질문에 우리 방식을 강요하지 않은 것이 통했다.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불펜 피칭은 그가 말한 ‘우리 방식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선발 등판 후 휴식 중간에 불펜 피칭을 소화한다. 그러나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시작 때부터 불펜 피칭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등판 후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을 택했다.
류현진의 이 같은 선택은 그동안 수없이 현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한국에서 온 슈퍼스타가 메이저리그 훈련 방식을 거부한다”며 불편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조금만 제구가 흔들려도 몸을 제대로 안 푼 것이 아니냐”는 날선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류현진은 자신의 방식을 바꾸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는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 것은) 팔을 아끼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경기에 나서면 120개 정도를 던졌고, 등판 중간에는 회복에 중점을 뒀다. 지금도 불펜 피칭을 안 한다고 해서 불편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그의 이런 뜻을 받아들였던 매팅리는 류현진은 그만의 방식으로 성공했다. 왜 이것을 바꿔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앞으로도 류현진의 방식에 수정을 가할 생각은 없음을 강조했다.
성공을 증명했지만, 논란이 끝난 것은 아니다. 불편한 시각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류현진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불펜 피칭에 대한 얘기는 다시 고개를 들것이다. 그때마다 류현진은 자신의 방식이 틀린 게 아님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한국프로야구 최초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구자의 숙명이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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