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석 달이면 낫는다더니"…말기암 환자 등친 스님
입력 2013-05-27 20:00  | 수정 2013-05-28 11:18
【 앵커멘트 】
유통기한이 지난 마취제를 특효약이라고 속여 시술한 스님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스님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말기암 환자 가운데에는 치료 시기를 놓쳐 숨지기까지 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 기자 】
경북 안동의 한 사찰.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는 약병이 가득하고, 방 안 상자엔 주사기가 쌓여 있습니다.

주지 승려인 44살 홍 모 씨는 말기암 환자에게 특효약이라며 주사를 놔주고 2억 원 넘게 챙겼습니다.

많게는 한 번 맞는데 백만 원도 넘었지만 절박한 심정의 말기암 환자들이 몰렸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유가족
- "특정인을 믿은 거죠. 종교인이니까. 다 죽어가는 사람들은 최약자입니다. 최약자."

하지만, 이 약은 유통기한이 지난 마취제에 성분을 알 수 없는 한약재를 섞어 만든 것.

제조업자 65살 김 씨가 승려나 무면허 한의사에게 판 주사액은 2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환자 중엔 치료 시기를 놓쳐 두 세 달 만에 숨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유상영 / 원자력 병원 산부인과
- "정당한 치료 기회를 놓치게 한 것은 간접적인 살인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약을 사간 시술자가 수백 명이 넘는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김지수입니다. [pooh@mbn.co.kr]

영상취재 : 김원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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