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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엄정화, 섹시 디바는 다음 기회에…
입력 2013-05-20 08:22 

올해 ‘섹시 디바의 대결을 볼 기회를 놓쳤다. ‘섹시한 언니들 엄정화와 이효리가 한 무대에서 만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새 앨범을 내놓은 이효리와 달리, 엄정화는 올해 5월 예정돼 있던 음반 계획을 미뤘다. 여러 가지 준비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가수로서 엄정화는 다음 기회에 만나게 됐으나, 연기자로서 그의 매력이 관객에게 제대로 발산되고 있다.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몽타주(감독 정근섭·제작 미인픽쳐스)에서 그는 15년 전 아이를 유괴당해 잃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엄마를 연기했다.
영화는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자마자 같은 수법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범인 탓에 딸과 손녀, 인생을 빼앗겨버린 세 명의 피해자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순간을 다룬 작품이다. 감정을 조절하고, 한순간 폭발시킨 엄정화의 연기를 특히 칭찬할 만하다.
엄정화는 영화 ‘오로라공주(2005)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를 연기해 가슴이 미어졌을 것 같은데 또다시 비슷한 설정의 엄마를 택했다.

솔직히 또 아이를 잃어야 하는 감정이라서 맡지 않으려고 했어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감정이기 때문에 제안을 몇 번 거절하기도 했죠. 하지만 ‘오로라공주 때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 부분을 떨쳐 버리고 싶었죠. 감독님과 배우들, 스태프들이 그 부담을 덜어줬어요. 배우를 믿고 기운을 주더라고요. 또 ‘몽타주가 신선하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오로라공주 이후 시간이 조금 흘렀으니 실제 엄마가 됐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엄정화는 여전히 솔로다. 결혼하고 싶어 하는 눈치이나,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결혼은 확신이 생겨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기다리고 있는 거죠. (나이가 들수록) 점점 결혼이 어려워지는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제게 언젠가는 오는 사람이 있다고 믿어요. 억지로 만나려고 한다고 해도 만나지지도 않잖아요. 원래는 올해가 결혼 목표였는데….”(웃음)
엄정화는 ‘몽타주에서 엄마를 연기할 수 있었던 건 일단 엄마이기 전에 배우였기 때문”이라며 여자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모성애가 있다고 하지 않나. 거기에 기댔다. 사실 실제 엄마가 되면 이런 역할은 더욱더 맡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짚었다.
엄정화는 최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아이들과 결연해 돕고 있는 선행이 알려졌다. 좋은 일인데도 다르게 받아들여질까 조심스러워했던 그는 그동안 생각만 했지 실천하지 못해서 부끄러웠다. 작년에 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전화를 걸어 참여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연을 하는 것을 어떻게 하는지 알리는 것도 좋은 것 같다”며 차인표씨도 이런 쪽에 워낙 열심히 하니깐 같이 많이 동참하면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오랫동안 준비하던 음반 계획은 잠시 미뤘다. 빨리 가수로서도 팬들 앞에 나서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엄정화. 하지만 최근 새 앨범을 낸 선배 조용필을 보고 마음이 진정됐다.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멋지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올해 가수 데뷔 20년이기 때문에 뭔가를 하고 싶은 생각이 컸죠. 일단 콘서트도 하고 싶은데, 목 컨디션도 그렇고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곧 준비할 거예요. (이)효리도 ‘언니, 어서 빨리 준비하라고 했었는데…. 시간이 맞았으면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준비가 안 돼 아쉬워요.”(웃음)
엄정화는 ‘몽타주에 참여하면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든 자기를 위해 남을 희생할 수는 없는 것 같다”며 공소시효가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왜 죄가 없어지는 건지, 안타까운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공소시효의 문제점을 지적한, 신념에 가득 찬 발언이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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