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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박재홍, 아름답고 화려했던 작별인사
입력 2013-05-18 21:25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리틀 쿠바 박재홍이 아름답고 화려하게 SK 와이번스 팬과 작별인사를 고했다.
박재홍은 1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SK의 롯데 자이언츠전 홈경기가 끝난 뒤, 은퇴식을 가졌다.
지난 1월 현역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유니폼을 벗었으나, 팬과 직접적으로 안녕을 고하진 못했다. 프로야구 첫 30(홈런)-30(도루) 클럽을 달성했고, 통산 250-250 클럽을 이룬 호타준족의 사나이를 위해 SK가 은퇴식을 마련해주기로 약속했다. 지난달 20일 예정됐다가 우천 취소로 이날로 연기됐다.
이날 은퇴식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은 박재홍을 위한 무대였다. 등번호 62번과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SK 홈 유니폼을 입은 박재홍은 롯데-SK전을 앞두고 그라운드 오른쪽 담장 앞에서 62명의 팬과 특별한 사인회 및 포토타임을 가졌다.

시구자로 나선 박재홍은 이마저도 특별하게 했다. 마운드가 아닌 현역 시절 수비 포지션이었던 우익수 위치에서 홈을 향해 힘껏 공을 던졌다. SK의 한 관계자는 박재홍 선수가 우익수 자리에서 시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귀띔했다.
박재홍의 은퇴식이 열린 날, 날씨도 짓궂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내리던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고 결국 롯데의 7회 강우콜드 승으로 끝났다. 그라운드는 비로 흠뻑 젖었고, 하늘에서는 쉴 새 없이 비가 쏟아졌다. 그러나 영웅이 떠나는 마지막 가는 길을 보기 위해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경기장의 모든 불빛이 꺼지면서 은퇴식이 거행됐다. 박재홍의 선수 활약 영상이 스크린을 통해 소개됐고 굿바이 리틀쿠바 퍼포먼스, 황금열쇠 및 기념액자 수여, 꽃다발 전달, 자동차 퍼레이드 순서로 은퇴식이 진행됐다.
박재홍은 오늘 팬 여러분께 작별인사를 하러 이 자리에 섰다. 17년간 선수생활을 돌이켜보니 감회가 새롭다. 더 이상 내 플레이를 볼 수 없겠지만 팬 여러분 마음속에 내 플레이를 기억해 좋으면 좋겠다. 나 역시 주신 사랑 오랫동안 간직하겠다”며 은퇴사를 낭독했다.
그라운드 순회 퍼포먼스를 하면서 1루 관중석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던 박재홍은 감정이 복받쳤는지 눈시울이 붉어졌고, 울컥해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아 홈에서 62번 계승자인 한동민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줬고, 덕아웃으로 가 SK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박재홍은 1루 관중석 단상에 올라 궂은 날씨에도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남아줘 정말 감사하다. 제 고향이 광주지만, 인천은 제2의 고향이다”며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화려한 불꽃축제와 함께 합창한 ‘연안부두가 울려퍼지면서 영웅의 ‘야구 졸업식은 종료됐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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