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하철 환기구 '쓰레기 천지'
입력 2013-05-10 20:02  | 수정 2013-05-10 22:13
【 앵커멘트 】
지하철 환기구는 공기가 드나드는 곳으로 지하철의 허파 구실을 하는데요.
이곳에 무심코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버리다 보니 환기구 안은 그야말로 쓰레기 천국이라고 합니다.
전정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지하철 4호선 회현역.

인도를 따라 노점상들이 즐비합니다.

이들이 점령한 곳은 다름 아닌 지하철 환기구 위.

곳곳에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고, 한 곳은 아예 버스 승강장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상인
- "지나가다가 담배꽁초 버리죠. 휴지통이 없으니까. 피우다가 여기다가 버리는 거죠. "

다른 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 스탠딩 : 전정인 / 기자
- "실제로 지하철 환기구 안은 어떤지 직접 들어가 보겠습니다."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이 가득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신발로 살짝만 털어도 흙먼지가 흩날리고, 손으로 쓸어내리자 시커먼 먼지가 그대로 묻어나옵니다.

지하철 안의 공기는 이곳을 통해 드나들기 때문에 환기구 상태는 지하철 실내 공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 인터뷰 : 김신도 /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 "환기구가 더럽다는 것은 결국 지하철 공기도 더러워지는 꼴이 됩니다. 환기구를 깨끗이 유지해야 지하철 공기가 깨끗이 유지되는 겁니다."

실제로 지하철 안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세제곱미터당 50마이크로그램 가까이 돼 다중이용시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의 2배 수준입니다.

▶ 인터뷰 : 조혜영 / 경기 안양시 석수동
- "지하철 타고 다닐 때 아기랑 다니다 보니까 답답하고 먼지 같은 게 많아서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지하철의 허파 역할을 하는 환기구.

무심코 버린 쓰레기와 부실한 관리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jji0106@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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