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 시사마이크]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 어땠나보니…
입력 2013-05-08 17:14  | 수정 2013-05-08 17:14

한미정상회담 관련해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 장관님도 과거에 정상회담을 수행하기 위해서 많이 가보셨죠? 백악관도 들어가 보셨고.


-그렇습니다.

▶ 첫 여성대통령이 첫 흑인 대통령을 만난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고 한미동맹 60주년이고. 굉장히 의미가 깊었던 정상회담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특히 60년 동안 한미동맹이 많이 발전해왔죠. 공동성명에도 나왔듯이 군사동맹으로 시작해서 경제 동맹, 가치, 신뢰 동맹까지 발전한 것은 감개무량하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역대 대통령들 만났던 장소가 달랐어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같이 골프카를 타고 별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고. 어제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을 모시는 모습을 화면을 통해서 보셨을 텐데 보시기에 어땠습니까?

-예우를 갖춰서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을 누구나 느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우리가 환대 받았다는 정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모시는 숙소가 이것이 국빈방문이 아닌데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 숙소를 정해주었다는 것은 국빈대우와 똑같은 겁니다. 의회연설도 보통 국빈 방문 때 같이 하는 건데 그것이 아닌데도 의회연설 기회를 준 것, 이 두 가지는 상당한 최고의 예우를 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게 좋습니다.

▶ 아버지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묵었던 곳이어서 일부러 블레어 하우스를 준 이유도 있을까요?

-그때도 정식 공식 방문으로 했기 때문에 그렇게 묵었던 거죠.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났을 때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달라진 것이 있습니까?

-캠프 데이비드라는 별장에서 개인적으로.. 그것이 2008년이고요. 2009년엔 워싱턴에서 회담을 했고.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마다 분위기가 새로운,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한국식 문화에서 보면 나이어린 미국 대통령이 나이 많은 우리 대통령을 만나면 어깨를 툭툭 치고 포옹하는 게 우리 문화에서 보면 결례 같기도 했는데 그쪽 문화로 보면 굉장한 환대인거죠?

-그렇습니다.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인데 서로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여성대통령이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아주 조심스럽게 예우를 갖추는, 표정 하나하나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두 손으로 공손하게 잡고 박 대통령이 말씀하실 때 상당히 주의 깊게 자세를 취하면서. 아무래도 오바마 대통령이 훨씬 더 키가 크기 때문에 그런 제스처 하나하나가 텔레비전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에 상당한 안도감을 주게 된 거죠.

▶ 공동기자회견 첫 마디가 미국을 제일 먼저 방문해서 고맙다고 하면서 환갑이라는 말을 우리말로 했어요.

-발음이 아주 정확하죠.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통화 할 때 김치, 불고기를 발음하는데 한국 사람이 발음하는 것과 똑같을 정도로 같았습니다. 환갑이라고 말씀하시는데도 발음이 정확한 것을 느꼈습니다.

▶ 기자회견이 끝나고 로즈가든을 두 정상이 걸었잖아요. 이것도 상당한 친근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하던데요.

-두 분이 통역 없이 직접 영어로 대화하면서 걷는 모습도 중요합니다. 거기에서 개인적인 친근감도 얘기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거기에서 중요한 얘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 박 대통령이 젊은 시절 퍼스트레이디일 때 하와이에 가서 영어하는 모습을 저희들이 어제 화면으로 봤는데 영어실력이 많이 늘었는지 공개 되진 않았어요.

-영어로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 어제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여러 가지 성과물에 대해서 야당은 남북관계를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어야 했는데 미흡했다는 평을 내놓습니다만 장관님이 보실 때 어떻습니까?

-저는 매우 성과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한반도에 여러 가지 긴장상황이 조성되었습니다. 그런데 남북 간에 긴장을 푸는 것은 지금까지 볼 때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쏘고 미국과 한국을 협박한데서 발생한 거지 우리 한국정부나 박근혜정부가 북한에 대해서 좋지 않은 것을 한 적 없고. 미국도 그렇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거기에 상응하는 여러 가지 경제원조 지원, 관계개선을 하겠다고 했고. 북한이 문제지 한국과 미국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제안하더라도 북한이 수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굉장히 성과를 낸 최상의 정상회담이었다?

-그렇죠. 국민들이 북한의 군사위협에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방위공약을 확고하게 미국으로부터 보장받았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거죠. 경제 문제에 있어서도 한미 FTA를 평가하고 앞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우리 경제가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많은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것, 이런 것은 중요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원자력 협정 문제도 이번에 얘기되기 어려울 거라는 예상이 많았었는데 이 부분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2014년 종료에서 2년을 연장하고 시간을 가지고 다시 협상을 하자, 라는 선에서 양해가 된 겁니다.

▶ 우리 사회에서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 수위가 높아지니까 2015년 12월로 예정되어 있는 전시작전권을 연기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았잖아요. 그런데 어제 오바마 대통령이 분명히 이야기 했잖아요. 예정대로 하지만 절대 우리가 묵과하지 않겠다. 북한 김정은에게 굉장한 의미가 있는 거죠?

-3년이 연장된 거죠. 이명박 정부 시절에. 원래 작년 12월 말로 전시작전권 반환을 받게 되어 있는데 한반도 안보 상황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위급하기 때문에 일단 3년을 연장해서 2015년 12월로 되었습니다. 지금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고 군사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걱정이 되죠. 그러나 전시작전권을 우리가 환수하더라도 연합 방위 태세에 절대 손상이 가선 안 된다는 대전제가 있습니다. 매년 한미군사당국간에 전력 평가를 해가면서 보완할 것은 보완하면서 하기 때문에 큰 우려를 안 하셔도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그 부분을 딱 집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분명한 어조로 이야기 했어요. 우리는 좌시하지 않는다.

-매우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 김정은이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선 작년 12월 인공위성 발사부터 2월 핵실험, 3월 군사적 수위를 높여감으로써 김정은 입장에서도 얻을 것은 다 얻은 거죠. 이제는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될 때이기 때문에 더 이상 미국으로부터 무언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 정상회담 전에 미 의회가 내놓은 보고서 내용도 그런 이야기가 있어요. 대북관계에 있어서 박근혜정부는 비핵화 문제에 덜 관심이 가고 오히려 개성공단 문제, 남북관계 개선에 더 초점이 맞춰있는데 미국은 남북관계나 개성공단 문제보다는 비핵화 문제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시각차이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의회 보고서가 나왔잖아요.

-그런 것은 사실입니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캠페인 때 나온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고 그런 모양인데 사실 매니페스토, 박근혜 대통령께서 선거 때 말씀하신 공약집을 자세히 훑어보면 거기에 비핵화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비핵화가 이뤄져야 경제 협력이라든가 관계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 명확하게 나와 있고. 다만 대화를 한다는 것, 거기에 대해선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것은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되면.. 대화자체를 우리가 거부하는 것은 아니죠. 그러나 대화를 위한 대화, 의미가 없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거지, 한미 간에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기 때문에 저는 시각차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일부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이 더 가까운 것은 박근혜정부의 정책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었다,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제가 외무장관을 했기 때문에 저는 대북 강경정책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조금 맞지 않다고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남북정상회담을 끝까지 하려고 노력하셨고 다만 북한이 맞지 않은 대가를 요구했기 때문에 무산된 것이고 항상 대화의 문은 열려 있었죠. 북한이 거기에 대해서 응하지 않은 것이죠. 솔직히 말씀드려서 새로운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그렇게 차이 난다고 보지 않습니다. 형식에 있어서 새 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여러 가지 염원, 야당과의 관계를 감안해서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지 원칙을 훼손하면서..예를 들어서 북한 핵과 관계없이 대규모 경제 원조를 한다든가 북한과 의미 없는 대화를 한다든가 거기에 대가를 지불한다든가 이런 것은 없다, 이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원칙 면에선 전혀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정부나 비슷하다는 말씀이시네요.

-네.

▶ 말씀 중에 이명박 대통령도 남북 정상회담을 굉장히 원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임태희 장관이 가서 김양건 전선부장을 만난 얘기를 하신 거죠?

-그렇죠. 그런 노력을 끝까지 많이 했죠.

▶ 북한이 어떤 무리한 이면 요구를 했습니까?

-이미 임태희 본인이 말씀 하셨기 때문에 제가 더 이상 부연 설명을 하지 않겠습니다만 대가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죠.

▶ 그렇다면 박근혜정부에서도 우리가 남북정상회담을 하자고 하면 김정은이 또 그런 식으로 무리한 무언가를 요구할 가능성은 늘 있다고 보시나요?

-저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떤 대가를 사전에 약속하거나 지불하고 정상회담을 해선 결과물이 의미 있는 대화가 될 수 없겠죠.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골자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신뢰를 갖고 있어야지 만남 자체에 대가와 보상을 준다는 것은 신뢰가 구축될 수 없죠.

▶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외교국가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 미국도 미국이지만 중국의 역할에도 상당히 관심이 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의 계좌를 동결한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중국의 태도 변화라고 보십니까?

-완전하게 중국의 대북 정책이 변화되었다고 하기엔 이르다고 할지 몰라도 확실한 것은 중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변화의 싹이 보인다는 겁니다. 중국은행에서 여러 가지 결제를 동결, 계좌를 폐쇄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은행은 중국내 4대 국가은행입니다. 매우 중요합니다. 그 은행이 북한의 대외무역 결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공식 발표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서 같이 노력하자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 물론 그 기본에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뒷받침되는 것이지만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제재조치는 미국이 양자적인 관점에서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고 중국이 거기에 응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한미 정상회담이 끝났고요. 다음 달에 한중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고 일본과도 풀어나가야 되는데. 중국과 일본, 주변국들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해야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 정책에 도움이 될지. 장관님은 어떻게 보세요? 우리가 중국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되고 일본은 우리가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우리가 우선 중국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카드를 쥐공 있는 것은 사실이죠. 한중 관계는 계속 발전되어 가고 있고 강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안보문제, 군사문제를 구체적으로 합의하기엔 이르지만 그래도 한중간에 전략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정의되는 만큼 우리가 중국과는 부단히 대화를 해서 과거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진핑 체제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지도부들은 북한을 전략적 자산이라고 믿었고 완충지대의 역할을 생각했습니다만 그런 전략적인 가치가 점차 희색 되고 엷어지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고 국제사회 여론을 무시해가면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가면 중국에 있어서도 북한이 자산이 아니고 부담이 되는 그런 과정으로 가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우리는 부단히 중국과 대화를 통해서 한중관계를 강화하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는 것이 한중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 협력에 필요하다는 것을 설득시켜야 합니다. 일본은 앞으로 북한과의 핵문제 해결에 대해서 관계 개선을 하면 일본이 북한에 여러 가지 경제적인 지원과 원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과도 부단히 북한 문제에 대해서 대화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일본과의 관계가 안 좋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계속 대화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큰 고비를 하나 넘겼는데 중국도 일본도 만만치 않아요. 대북문제를 해결하려면 첩첩산중이에요.

-특히 한국은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 4강에 둘러 싸여 있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지역이기 때문에 항상 우리가 염두에 두고 외교적인 역량을 계속 강화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현명한 외교가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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