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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합류’ 이병규, 그가 침묵한 이유
입력 2013-05-07 17:40  | 수정 2013-05-07 17:46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캡틴 이병규(9번)가 올해 처음으로 1군에 합류했다.
이병규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3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첫 1군 엔트리 등록이다. 이날 합류 예정이었던 이병규는 엔트리 등록이 확실치 않았다. 하지만 곧바로 1군에 진입하면서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단 선발 라인업에서는 제외됐다. 김기태 LG 감독도 상황을 봐서 대타로 먼저 쓸 생각”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이병규의 합류는 의미가 크다. 최근 LG의 팀 분위기는 침체된 상태. 지난주 6경기서 1승5패로 부진하며 5할 승률이 무너졌다. 이병규의 전격 1군 콜업은 이번주 넥센 3연전에 이어 부산 롯데 자이언츠 3연전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이병규는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현재 팀의 주장을 맡고 있기도 하지만 ‘이병규라는 이름값만으로도 상징성이 있다. 공수에서도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기 때문에 결정적 승부처에서 팀을 이끌 수 있는 노련미가 더해진다. 최근 LG의 불안했던 행보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병규는 꾸준한 성적의 대명사다. 통산 타율 0.312를 기록하고 있는 이병규는 지난 시즌에도 정확히 3할을 찍었다. 2003년을 제외하고 100경기 이상을 한결같이 소화했다.
이병규는 올 시즌 개막 직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재활은 마쳤지만, 아직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하지만 이병규를 1군에 합류시킨 이유는 흔들리는 팀의 중심을 잡아줄 정신적 지주 역할을 기대해서다. 중심타자 이진영이 부상으로 1군 제외되면서 이병규의 존재가 절실했다. 이병규는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라커룸에 선수단을 격려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 감동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병규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했다. 그는 이번주는 조용히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인터뷰를 하지 않겠습니다”라며 정중히 취재진의 기다림에 거절했다. 이어 1군 합류에 대해서도 아직은 축하할 일이 아닌 것 같다”며 그라운드로 나서 묵묵히 선수들과 배팅 훈련에 임했다.
이병규가 침묵으로 일관한 이유는 현재 팀 성적과 분위기 탓도 있지만, 부상으로 동료들에게 힘을 주지 못한 미안함이 더 커보였다.
가벼운 훈련을 마친 이병규는 상대 더그아웃을 찾는 매너도 잊지 않았다. 올 시즌 처음 현장에서 만난 염경엽 넥센 감독을 직접 찾아 악수를 건네며 머리를 조아렸다. 염 감독이 넌 왜 하필 오늘 올라오냐”라고 묻자 이병규는 어차피 경기에 안 나올 건데요, 뭐”라며 웃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품고 돌아온 이병규가 침체된 LG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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