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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으로 우뚝…김대우의 ‘말하는 대로’
입력 2013-05-03 17:52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신뢰가 적중했다. 롯데 4번타자 김대우가 ‘거인으로 우뚝 섰다. ‘타자 김대우의 하얀 도화지에 머릿속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말하는 대로다. 김대우는 곧 홈런이 터질 겁니다”라고 자신했다. 스스로 타격에 대한 감을 믿고 있었던 것. 곧바로 일을 냈다. 김대우는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폭발시켰다. 한화 에이스 데니 바티스타의 직구를 통타해 비거리 120m의 대형 홈런을 쏘아올렸다. 4번타자로서 2% 부족했던 홈런을 마침내 터뜨린 것. 홈런만 나오면 된는데…”라던 김 감독의 아쉬움도 한 번에 날렸다.
고교시절 투수 유망주였던 김대우는 타자로 이제 성장기에 있다. 늦깍이 신인상 후보로 급부상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190cm-94kg의 완벽한 신체조건에 스피드까지 갖췄다. 팀 내 가속력 스피드 랭킹 1위다. 올 시즌 도루도 2개를 기록했다. 호타준족의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대우를 주목하는 이유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기 때문이다. 2003년 롯데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 이후 고려대 진학, 대만 리그 도전 등 ‘풍운아 같은 야구 인생을 살았다. 2008년 다시 롯데로 컴백해 본격적인 타자 전향을 한 것이 불과 2년째다.

김대우가 성장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도 조성됐다. 넥센 시절 박병호를 키워낸 김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 등 ‘박병호 사단이 뭉쳤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대우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밑도 끝도 없는 믿음이 아니었다. 가능성을 일찌감치 확인한 것이다.
김대우는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발을 맞추고 있다. 3할 타율(0.286)에는 못 미치지만, 11타점 10득점을 보탰다. 장타율 0.508, 득점권 타율 0.450, 출루율 0.384 등 찬스에 확실히 강했다. ‘거인 자격을 갖춘 셈이다.
김대우는 아직 미완성 거포다. 삼진을 25개나 기록하는 등 아직 변화구 대응력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급성장 모드다.
김대우를 보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작사)-이적(작곡)이 부른 ‘말하는 대로가 떠오른다.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중략)/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말하는 대로
삶에 대한 두려움으로 방황하던 20대를 노력으로 극복해낸 의미가 짠하다. 다시 시작한 김대우의 야구 인생이 그대로 실려있는 듯하다. 김대우는 지금 또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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