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 미시의 시사데이트] 정세현 "정부, 여유가지고 개성공단 문제 해결해야"
입력 2013-04-30 14:51  | 수정 2013-04-30 14:55

10년 전 개성공단 건설 사업에 첫 삽을 뜬 사람입니다. 준공식을 하면서 개성공단 산파 역할을 했던 분인데요. 현재 개성공단 사태를 지켜보는 심경이 복잡하실 것 같습니다. MBN 미시의 시사데이트에서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원광대 총장과 전화 연결을 통해 남북 대치국면에서 해법은 무엇일지 들어보겠습니다.아래는 전화 인터뷰 전문입니다.
<아   래>

▶ 장관 재직 시절에 착공식을 했었는데 지금의 상황을 보시면 심정이 착잡하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다른 분들하고 다르죠. 착잡하죠. 정부에서 한 일이었지만 제가 책임을 지고 시작했던 일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이 이렇게 되선 안 된다, 반드시 재가공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다른 분들보다 강합니다.

▶ 지금 남아있는 우리 측 7명, 자발적인 잔류라고 봐야 합니까? 아니면 북한쪽에서 미수금을 내지 않으면 보내지 않겠다는 억류 쪽으로 봐야 합니까?

-억류라고 볼 순 없고. 자발적이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네요.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책임감 때문에 거기에 남았다고 보고. 또 하나는 그런 식으로 해서 개성공단을 재가공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했다고 봅니다.

▶ 미수금, 돈 문제를 제공한 것이 순수하게 경제적인 의도가 아니라 다른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그동안 다른 경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오늘 다시한번 말씀드리면 그동안 3월 1일부터 두 달 동안 진행되어온 독수리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끝나는 날입니다. 이 훈련이 끝나고 나면 북한도 그동안 지난 두 달 동안 보여 왔던 강경대응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없어요. 그동안에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해서 개성공단을 가지고 압박을 하거나 협박했다고 보시면 안 되고. 중국과 러시아가 보고 놀랄 정도의 강력한 군사훈련이 금년 3,4월에 있었습니다. 예년보다 굉장히 셌어요. 거기에 대한 반발 내지는 대응차원에서 북한이 여러 가지 군사적 조치를 취했는데 그 원인을 설명 하지 않고 상황만 보고하니까 마치 북한이 개성공단을 가지고 우리를 협박 한다 식으로 이야기가 나왔죠. 오늘 그것이 끝나니까 그분들이 오늘 저녁에 돌아오는 것보다 내 생각엔 7명 중에 5명은 아마 우리 통일부 후배일 겁니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통일부 차관했던 분이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데 하루 이틀 더 거기에 머물렀으면 좋겠고요. 그래야 남북 간의 대화채널이 이어지는 셈이니까 끊어지지 않고. 그렇다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고생되더라도 이틀 정도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 그 말씀대로 홍양호 관리 위원장이 남아있는데 그 역할이나 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만큼 된다고 보십니까?

-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이기 때문에 우리 쪽 신분으론 민간인이지만 남한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통로입니다. 그쪽의 중앙공업지국 지도총국이라고 하는 것은 그쪽의 당국자고. 그러니까 북쪽 당국과 개성공단의 장래 문제를 논의하고 협의할 수 있는 일종의 권한이라고 할까, 책임이 있는 분이니까 거기서 잘 북쪽 사람들하고 교류를 해서 내일 모레 사이에 다시 이것이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럴 수 있을 거예요. 그럴 능력이 있으니까.


▶ 우리 정부가 활용하려고만 한다면 홍 위원장이 우리 측의 대화 채널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바로 그겁니다. 북쪽도 의도적으로 그러진 않았겠지만 기술적인 문제를 가지고 그 분들의 귀환을 며칠 지연시켰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이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북쪽에서도 만든 셈이 되니까. 홍양호 위원장하고 잘 협의를 해서 개성공단이 그야말로 폐쇄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되길 바랍니다.

▶ 지금 남북 간에 강대강으로 서로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둘 다 개성공단 폐쇄라는 언급을 안 하고 있거든요. 북한의 속내, 의도를 알아내야 할 텐데 지금 북한이 내놓은 논평이나 성명서들을 보면 굉장히 강하게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개성공단 유지를 원한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까?

-말씀하신대로 용어 자체는 과격한 용어를 쓰지만 문맥으로 봐선 가능하면 살려내야 한다. 바꿔 이야기해서 폐쇄로 까지 가면 안 된다. 폐쇄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 라는 얘기는 자기네들이 그러진 않을 거란 얘기거든요. 문제는 우리 쪽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현실적으로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주도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남측에 있어요. 북측에선 여러 가지 자기네들이 아량을 베푼다는 표현을 쓸 수 있지만 결국 우리가 모든 것을 책임을 지고 풀어야 되는 입장입니다. 이미 남북은 1대1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공정면에서 1대1일 아니거든요. 10대 1, 20대 1, 어떤 것은 40대 1까지도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똑같이.. 애들 싸울 때 형이 어떻게 동생하고 똑같이.. 지금 남북 간에는 1대 1일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넉넉하게 북한을 상대한다고 할까 관리하면 해법은 있어요.

▶ 정 장관께서 보시기에 우리 정부가 그런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시는 건가요?

-지난 24일이었던가요. 내일까지 답을 내라. 회담에 나올 것인지 말 것인지. 그리고 내일 정오까지 답이 없으면 중대조치를 취하겠다는 얘기. 어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하면 북한에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 하는 멘트를 내놓으면서 한숨을 쉬는 장면이 잠깐 방송에 나왔습니다. 답답하다 내지는 화가 난다는 기분을 느꼈는데. 전반적으로 조급하게 정부가 움직이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여유를 가지고 하면 좋은데. 지난 일이지만 대화를 제의할 때도 가능하면 빨리 답을 내놔라 하는 정도로 했어야지 24시간 이내에 답을 내라 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되돌아가기 어려운 결과를 낳았다고 봅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말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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