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 뉴스공감] 정동영 "개성공단 사태, 허탈하고 가슴아파"
입력 2013-04-30 12:54  | 수정 2013-04-30 12:55
남북 간 화해, 평화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이 기로에 서있습니다. 개성공단이 이 고비를 넘기고 계속 발전해 갈 수 있을지 아니면 여기서 역사적 임무가 끝나게 될지 분석해보겠습니다. MBN뉴스공감에서는 전 통일부 장관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아래는 방송 인터뷰 전문입니다.
<아   래>


▶ 의원님이 개성공단과 관련해서 이것을 만든 산파역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신 심정이 아주 착잡하시겠습니다.

-허탈하기도 하고 굉장히 가슴이 아프네요.

▶ 개성공단은 여러 번 다녀오셨죠?

-네

▶ 지금 일각에서는 우리 근로자들이 다 철수했고 두 달 가동을 안 하는 상태가 되어 버리면 쓸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지금 전기는 흐르고 있으니까 기계가 멈춰있는 건데. 공장하시는 분들은 공장이 오래 가면 썩는다 표현을 하시더군요. 어쨌든 저는 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정부가 노력하면, 이라는 단서가 있지만. 조금 전 화면에서도 남북 경협의 상징이라고 했는데 그것과 동시에 이것은 평화의 상징이죠. 그리고 안보 불안이 다치게 되면 올라간다는 점에서 정부의 목적,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의 불안을 낮추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보면 개성공단을 재가동 시키는 것만큼 확실하게 평화를 지키는 일이 없죠.

▶ 그것을 북한도 원하고 있을까요?

-북도 개성공단 폐쇄를 원치 않는다고 봅니다. 폐쇄해서 얻는 실익이 별로 없다고 봅니다. 특히 오늘로서 독수리 훈련이 끝나지 않습니까. 이제 북미 대화와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단계적인 긴장 고조로 바뀌었습니다. 어쨌든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의 통 근 결단에 의해서 개성공단 사업이 시작된 겁니다. 2000년 가을에 정주영 회장이 방북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해주는 안 된다, 개성으로 가라고 했을 때 정주영 회장도 반신반의했고. 이것은 민간인 사고로 봤을 때도 군사요충지인데 개성에서 하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깜짝 놀랐다는 거죠. 실제 군부 반발이 극렬했습니다. 이것은 군사 요충지인데 이것을 내주는 것이 북에서 봤을 땐 안보 위협이다 했던 거죠. 그런 점에서 개성공단을 우리가 포기할 순 없는 거죠.


▶ 북한군이 지금 개성 때문에 어느 정도 뒤로 물러난 상태입니까?

-개성공단 자리에 북한이 2군단, 6사단을 비롯한, 두 개 사단 병력, 포병여단이 주둔했던 지역을 뒤로 물린 거였습니다. 적어도 10~15km를 송악산 뒤로 물러갔단 말이죠. 그만큼 사실 수도권의 안전이 좋아진 거죠. 그렇기 때문에 북쪽 입장에서 보면 사실 개성은 경비병력 정도만 있고. 화력과 주 병력이 뒤로 물러나 있기 때문에 자기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안보 취약지점이다, 이렇게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 핵무기 시대에 십 몇 킬로 밀린 게 대수냐,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분석도 있던데요.

-그러나 한미동맹, 한미연합사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 남쪽 안전과 평화의 취약요소는 군사용어로 종심이 짧다 라고 해요. 휴전선에서 서울까지 40km, 광화문까지 60km밖에 안되거든요. 북한이 겨냥한 포의 사거리가 수원까지 겨냥할 수 있다는 거죠. 이제 제일 한미연합사의 취약요소이기 때문에 늘 인공위성으로 사진 찍고 감청하고 인적 정보를 분석해서 북한의 특이동향을 사전에 알아내는 게 한미동맹의 주 임무란 말이죠.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어쨌든 휴전선 북쪽에 대결을 전제로 하면 상대방 지역에 2천만 평을 남쪽에 내준 것은 대단한 군사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는 거죠.

▶ 수도권을 직접 위협하는 게 북한의 장사정포라든지 재래식 무기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갖는 군사전략적인 의미를 간단히 볼일은 아니다?

-6.25 때 북한군 탱크가 온 게 철원에서 내려왔고 개성을 거쳐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두 축선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철원은 멀고 개성은 훨씬 가까워졌어요.

▶ 아까 정부가 노력한다면 개성공단이 재가동 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미 기업 측은 다 내려왔고 정산문제 때문에 관계자들만 남아있지 않습니까. 어떤 노력들을 할 수 있을까요?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7명이 마지막 연락선 역할이거든요. 그러니까 7명이 뭔가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며칠 걸릴 텐데. 남아서 물밑접촉도 하고 북한측의 진위도 타진하고 우리 쪽 의견도 전달하는. 7명까지 다 내려오게 되면 사실 1971년 적십자 회담이 시작된 이후에 모든 통신선이 다 끊기고 대한민국 국민이 단 한명도 이북에 남아있지 않고 남북이 완전히 깜깜한 절연 상태로 40년 전으로 돌아가는 거거든요. 이 연락선을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이것이 북쪽에 대한 우리의 신호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신호가 그거하고 또 하나는 전기죠.

▶ 전기를 끊으면 안 된다?

-전기를 끊는다는 건 우리가 폐쇄하겠다는 의사죠. 다행히 오늘 보니까 통일부가 단전, 단수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 남아있는 7명도 단순한 근로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관리위원회 위원장. 전 통일부 차관을 지낸 분이 위원장이고 포함해서 7명인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봐요.

▶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남아있는 셈이죠?

-물밑 접촉이 가능하죠.

▶ 우리 측에서도 그 7명을 남겼지만 북한쪽에서도 7명을 당분간 더 있어달라고 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것은 아니지만 북이 내쫓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후정산 얘기지만 실무적인 것은 얼마든지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거니까 굳이 서둘러서 내려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의원님 분석을 들어보면 우리정부는 박근혜 대통령도 그렇고 통일부 공식 입장도 개성발전에 지속적인 발전을 전제하고서 대화제안을 했잖아요. 우리도 개성공단이 계속 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갖고 있던 것이 분명하고 북한도 개성공단을 어떻게든 살려갔으면 하는 속마음이 있다는 거잖아요. 양쪽 다 그렇다는 건데 사태는 자꾸 파국으로 가고 있어요. 왜 이런 거예요?

-기 싸움이죠. 명분 싸움인데. 공교로운 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치 군사적인 상황이 로켓발사, 핵실험하고 공교롭게 남쪽에서의 군사연습기간하고 맞물려 버린 겁니다. 그래서 그 불똥이 개성공단으로 튀었는데. 오늘 훈련이 끝나지 않습니까. 어쨌든 남북 간에 군사적인 대치국면이 넘어가는 거고. 크게 봐선 미국이 중요한데요. 어쨌든 미국이 초강수를 두었잖아요. 한반도 비핵화, 전술핵을 다 철수한 이후에 20년 만에 핵우산을 전개했단 말이죠. 핵 폭격기, 핵잠수함. 사실 ICBM만 안 쏘았지. 핵우산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세 가지 중에 두 개를 선보였단 말이죠. 그런데 막판에 케리 장관이 4월 12일 서울에 왔는데 그게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와서 그 직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해서 ICBM 발사연습도 중지했고 군사적 수위 조치를 낮췄단 말이죠. 낮추면서 케리 장관의 메시지, 대화를 원한다, 양자든 6자든 하자, 이렇게 나왔고. 중국이 움직이잖아요. 우다웨이 특사가 워싱턴에 갔고 평양으로 가게 되겠죠. 중요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행입니다. 그런데 워싱턴 비행기를 타기 전에 우리 국민들한테 안심시키는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 내용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서울 프로세스라고 불러달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내용을 이야기 하고. 그 내용이라는 것은 분명히 핵무기 없는 한반도, 평화 체제를 향해가는 한반도,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이것을 어떻게 실행해가겠다는 것을 얘기해주면 그것이 개성공단을 해결하는 박근혜 독트린의 첫걸음이 되지 않겠는가..

▶ 이번 개성공단, 한반도 군사적 긴장 국면을 경과하면서 중국의 태도변화를 많은 분들이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커트 캠벨 차관부도 중국이 조금 더 나가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고요. 중국의 태도변화를 어떻게 느끼십니까?

-중국은 두 가지 상반된 목표가 있죠. 하나는 G2라고 불리는 책임 있는 국제적인 강국으로서의 역할이 있는 거고. 유엔제재에 동참한다든지 그 연장이고. 또 하나 북한이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 긴요하다 라는 입장은 불변인거죠.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돌연 입장을 크게 선회할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 의원님, 북한이 바라보는 중국이 있고 우리가 바라보는 중국이 있고 차원이 다른 것 같은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경우에는 중국과 사전 교감 하에 개성공단 철수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교감이라기 보단 중국에 사전 조치를 설명해주었을 가능성은 있죠. 금방 우 교수 말씀 중에 중요한 대목이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을 경계한다는 거죠. 구체적인 통계를 가지고 이야기 하면 남북 화해 협력시대에는 남북 교역과 왕래와 무역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대외경제, 대외무역이 1번이 남한이었단 말이죠. 예컨대 2006년, 2007년 언저리에 북한 무역 규모가 50불 정도였어요. 남한과 중국이 반반 정도를 차지했죠. 우리가 좀 더 많고. 그런데 5.24 조치로 다 끊어졌잖아요. 작년 2012년 기준으로 하면 북한과 중국만 60억불입니다. 거의 대부분이죠. 내심 이른바 대국인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있으면서도 남북 화해 협력이 진행 될 때는 남북한 협력을 통해서 생존을 모색하겠다는 그런 전략이 진행되었고. 반면에 남북이 다치게 되면 남한 없는 생존을 모색, 그 이야기를 짚으신 것 같고. 중국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설명을 해주셨는데 2006년 1차 핵실 험 때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갔는데 북경에 가서 중국 인민 해방군, 군대 안에 국제전략연구소라고 있어요. 거기에 핵심 대령, 준장 한반도 전문가들과 한나절 토론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도 둘도 나뉩니다. 하나는 국제파, 하나는 동맹파. 국제파는 중국이 국제적인 대국이니까 국제적인 표준, 기준에 맞춰서 행동해야 된다는 것이고. 북이 가령 국제 규범을 어기면 제재도 해야 된다는 얘기고.

▶ 국제파 목소리가 조금 더 커지고 있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어느 쪽의 목소리가 더 커지냐 하는 거죠.

▶ 개성공단은 아까 말씀하신대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진행되어 왔던 평화번영정책의 상징이잖아요. 역대 두 정권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분들이나 지금 민주당의 주요 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고 뭔가 고민들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분위기 좀 전해주세요.

-오늘 아침에도 6.15 선언을 이끈 주역이 임동원 장관하고 박지원 전 장관. 10.4 선언,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간의 정상회담의 주역이었던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었고 이재정 장관과 제가 만나서 개성공단 살릴 수 있고 살려야 된다. 살리는 게 박근혜 대통령한테도 좋고 남북 모두에게 좋은 거다. 그런데 야당의 역할이 미진하다. 그러니 우리라도 나서서 이른바 개성공단을 살리기 위한 평화회의, 이런 것도 주선해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도 내고.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 남북 대화에 대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

▶ 연장선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여야 영수회담 제안도 있었다고 보여 지는데요. 대통령이 어떻게 할까요? 지금 새누리당의 반응은 조금 신중한 것 같은데요.

-어제 추후 검토라는 말로 방미 전에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 같은데요.

▶ 그렇게 이해해야 되겠죠?

-형식이 어떻게 됐든 양쪽 귀를 열어놓고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대통령이 위기가 시작될 무렵에 야당 대표단, 지휘부를 초청해서 모임을 가진 데서부터 국민들이 안심하고 지켜보게 되고 소통에 대한 지지가 있었는데 야당이 처음으로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한 상태니까 적극적 검토를 해야 되지 않을까요? 방미전이라 바쁘겠지만 말이죠.

-글쎄요, 그런 모습이 국민들께는 좀 더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겠죠.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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