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정가·언론 '북한 이슈' 뒷전으로
입력 2013-04-17 10:29  | 수정 2013-04-17 10:29
미국 정치권과 언론의 최대 현안이 '북한 위협'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 사건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형국입니다.

1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탄도 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대화를 시작하려면 북한이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미국 행정부의 입장을 정리해 밝혔으나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마저 전날 보스턴 테러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녹화한 것이어서 사건 이후였더라면 인터뷰의 첫 번째 화두였던 북한 문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을 공산도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의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도 '북한'은 '보스턴' 등에 밀려 뒷부분에 짧게 언급됐습니다.


그는 '미국 입장은 북한과 대화하려면 일정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지, 아니면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것인지' 묻는 말에 "(존 케리 국무) 장관도 말했고 대통령도 오늘 말했듯이 국제 의무를 존중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의미 있는 조처를 해야 하는 부담(burden)은 평양에 있다. 그들은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습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하원 세출위원회의 2014회계연도 정부 예산안 청문회에서도 보스턴 폭발과 관련한 질의가 쇄도했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보스턴 사건을 "잔인한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어제 얘기한 것처럼 우리는 아직 이번 사건을 누가, 왜 저질렀는지 모른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계획적 범행인지, 테러 집단에 의해 자행됐는지, 외국인인지 내국인지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의원들은 보스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북한 위협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이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대책이 적절한지' 따졌을 터이지만 북한을 이란, 시리아 등과 함께 스쳐가듯 언급하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언론도 방송이나 속보 보도의 대부분을 보스턴 사건에 할애했습니다.

CNN 방송을 필두로 미국의 주요 언론은 지난 몇 주간 한국의 서울에 취재진을 급파해 현지의 상황과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을 시시각각으로 전하는 등 북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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