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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류석원, 스탠딩에그 클로버 넘어 ‘한국의 제이슨므라즈’로…
입력 2013-04-17 08:07 

‘한국의 제이슨므라즈를 꿈꾸는 수많은 신진 뮤지션들 가운데서도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이가 있다. 싱어송라이터 류석원(25)이다.
‘이지 리스닝계의 신성으로 주목받는 밴드 스탠딩에그에서 객원보컬(예명 클로버)로 활약했던 그는 나만의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서” 솔로 행보를 택했다. 지난해 혼성듀오 R&J(알앤제이)로 싱글 앨범을 발매하며 워밍 업을 한 류석원은 최근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내건 데뷔 미니앨범 ‘퍼스트 모먼트 투 브레이크 업(First moment to breakup)을 발매했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류석원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제 음악을 들었다는 지인의 제보를 많이 받고 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제 이름으로 나온 첫 앨범이다 보니 걱정도, 기대도 많이 되는 작업이었어요. 이제야 뭔가 한 발 뗀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제 이야기를 잘 전달해드릴 수 있도록 노래에 특히 신경을 썼습니다.”
‘퍼스트 모먼트 투 브레이크 업에는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그야말로 류석원 식 사랑의 서사가 담겼다. 타이틀곡 ‘어른스럽게는 장난스럽지만 도발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았으며, ‘사랑해줘는 한 남자의 순수한 고백이 솔직하게 드러나있다.

‘29는 스물 아홉이라는, 여자의 ‘상징적인 나이를 앞에 둔 연인의 쓸쓸한 속내가 담긴 곡이다. 또 ‘Perfect daytime는 아름답고 화창한 날 이별 통보를 받은 한 남자의 속내를 경쾌하고 신나게 풀어냈다.
만남부터 헤어지는 순간까지의 다양한 생각을 담았습니다. 살면서 다양한 사랑을 경험하게 되잖아요. 리스트 상 사랑의 서사처럼 꾸몄지만, 시간적인 순서라기보다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담은 겁니다.”
전 곡에 은근한 감성이 살아있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곡은 ‘29다. 아직 이십대 중반인 류석원에게 간접 경험이었냐” 묻자 조심스럽게 과거 연애담을 꺼내 놨다.
몇 년 전 얘기인데요, 당시 저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생각하는 그냥 연애, 사람과 사람이 좋아서 만나고 데이트 하는 그런, 봄날 같은 연애만 생각했어요. 그러다 연상을 만나게 됐는데, 그 사람에게는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의 일이었던 거죠. 나에겐 10년 후의 이야기인데. 그런데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일을 겪으면서 ‘아 이렇게도 되는구나 하는 걸 느꼈죠. 뭐랄까요. 어릴 때 아팠던 애들은 빨리 어른이 된다고 하잖아요. 지금은, 먼 얘기가 아니구나 하는 게 느껴지면서도, 저도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흔한 말로도 결코 위로가 되지 않을, 그의 아픈 이야기를 굳이 꺼내 들으려던 마음은 아니었기에 왠지 미안해졌다. 하지만 지나간 사랑은 어느새 이렇게 소중한 자식(같은 곡)으로 남았다.
누구보다 솔직한 감정을 담아냈기 때문일까. 수록곡에 대한 주위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이를테면 남자들은 ‘퍼펙트 데이 타임을, 20대 초반 여성들은 ‘어른스럽게나 ‘사랑해줘를, 그보다 더 나이 든 연령층은 ‘29를 꼽는다고. 류석원은 취향이라는 게 정말 다양하구나 싶더라”며 눈을 반짝였다.
사랑에도 다양한 색이 있듯, 그러한 사랑을 노래한 이번 앨범은 어떤 색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다양한 시점에서 보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곡마다 색이 다르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걸 이야기하는 저는 한 사람이니까요. 어떤 색깔로 정의내리긴 힘들고 그저 제가 말하고 느끼는 다양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음악의 시작은 그저 좋아서”였다. 다만, 평소 김동률, 전람회, 김현철, 윤상, 롤러코스터, 여행스케치 등의 음악을 즐겨 들으시던 어머니 덕분에 어려서부터 음악에 ‘귀가 트였다.
처음에는 그냥 노래 부르는 게 좋고, 노래 부르는 데 관심이 가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제이슨므라즈의 공연 영상을 우연히 본 게 전환점이 됐죠. 제이슨므라즈와 퍼커션(토카 리베라) 딱 둘이서 자기 목소리로 어우러지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이더라고요. 이전까지 막연한 생각으로 노래를 했다면, 새로운 계기가 된 셈이죠.”
류석원은 정말 가깝고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무대에 서는 제이슨므라즈를 보며 나 역시 실력을 키워 좋은 뮤지션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음악 공부에 더 매진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지금도 대학 시절(동아방송대) 함께 음악을 공부하던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고 있다. 활동은 류석원으로 하지만 제 뒤에 친구들이 버텨주는 거잖아요. 좀 더 책임감이 생기고, 좀 더 잘 해서 좋은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스탠딩에그와의 인연도 여전히 끈끈하다. 객원보컬에서 나아가 솔로 아티스트로 나선 데 대해 커다란 갭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나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더 하고 싶었다”는 류석원의 발언은 그만큼 다부졌다.
여전히 클로버로 기억해주고 사랑해주는 많은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사실 제 이름으로 앨범을 냈을 때 다른 분들이 어떻게 들어주실까 하는 걱정도 있었어요. 감사했던 건, 트위터로 ‘클로버 때 좋아했었는데 앨범이 나와 너무 좋다, ‘‘어른스럽게가 좋아서 듣다가 찾아보니 내가 좋아하던 클로버더라는 맨션이 가끔 오더라고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류석원은 곡을 쓰는 일은 힘들지만 너무나 재미있고 축복 받은,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이번에는 사랑을 콘셉트로 만들었다면, 그 외의 다른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가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루시드폴 선배님의 음악을 유심히 듣고, 그런 가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같은 이야기더라도 류석원 얘기구나 싶은 곡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필드(!)는 하루에도 수십 장의 앨범이 나오고, 또 사라지는 ‘LTE 급 속도로 ‘비주얼과 재치, 위트를 요구하는 무시무시한 공간이다. 여기에 당차게 출사표를 내놓은 류석원의 속내는 어떨까.
정말 치열한 일이구나 하는 걸 새삼 알아가고 있어요. 외부적인 어려움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일이죠. 다만 빨리 확 뜨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꾸준히 제 음악을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젬컬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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