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물에 잠긴 국보…10년째 공방만
입력 2013-04-11 20:00 
【 앵커멘트 】
선사 시대 인류의 흔적을 담은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아시나요.
이 세계적인 유적이 물에 잠겼다 드러나기를 반복하며 훼손되고 있는데요.
10년째 뚜렷한 해법 없이 공방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통일 기자입니다.



【 기자 】
국보 285호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

암면에 햇살이 비치자 석기 시대 때 새겨진 인류의 흔적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표범과 호랑이 등 육식 동물, 거북이 같은 바다 동물, 작살에 꽂힌 고래의 모습 등 세계 유일의 고래잡이 흔적도 보입니다.

6천 년 전 선조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암각화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벽화로 추정됩니다.

▶ 스탠딩 : 박통일 / 기자
- "이 고대 유적은 인근에 세워진 댐의 영향으로 1년 중 절반을 물에 잠긴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강경환 /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장
- "훼손 정도가 23.8%라는 연구결과가 있고요. 부유물과 이끼가 끼어 있어 보존 상태가 열악합니다."

보존을 위해선 댐 수위를 낮춰야 하지만, 식수 문제 탓에 10년째 공방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맹우 / 울산광역시장
- "120만 시민이 맑은 물을 먹고살아야 할 것 아닙니까?"

▶ 인터뷰 : 문명대 / 동국대 명예 교수
- "문화재를 보존하는 한 가지 일만 하자는 것이에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이 유적은 3년 전 세계문화 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됐습니다.

최종 선정까진 얼마나 잘 보존됐는지가 관건인 상황.

마땅한 대책 없이 방치한다면 소중한 우리의 유산을 잃게 되는 날도 머잖아 보입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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