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파킨슨병의 날' 70대 남편, 부인 폭행 치사
입력 2013-04-11 15:58  | 수정 2013-04-11 16:01
세계 파킨슨병의 날인 11일 이 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70대 남편이 인생의 동반자였던 부인을 폭행,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노령화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올바른 인식이 부족한 탓에 이번 사건처럼 예기치 않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지난 10일 오전 8시께 충북 괴산의 한 주택.

집주인 J(78)씨는 쉴 새 없이 얼굴을 '까딱까딱' 흔들어대는 부인(74)의 행동이 몹시 거슬렸습니다.


파킨슨병을 앓아온 부인은 얼마 전 요양원을 다녀오기 전까지만 해도 행동이나 말이 굼뜨긴 했지만 이날처럼 '이상한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요양원에서 '못된 버릇'을 배워왔다고 생각한 J씨는 순간적으로 화가 나 부인을 수차례 때렸고, 결국 부인은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습니다.

J씨는 경찰에서 "집사람이 파킨슨병을 앓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상한 행동도 파킨슨 증세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장성한 자식들이 모두 외지로 나간 뒤 부인과 서로 의지하며 노후를 보내던 평범한 '촌로' J씨는 결국 인생의 반려자였던 부인을 폭행 치사했다는 '무시무시'한 혐의로 검거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흔히 파킨슨병은 행동이 느려지고 신체 일부에서 떨림 현상이 나타나 퇴행성 질환이나 중풍 초기 증상 등으로 치부되기 십상입니다.

이 때문에 조기 치료시기를 놓쳐 불필요한 오해를 사거나 병을 키우게 된다는 것이 의료인들의 분석입니다.

신동익 충북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안타깝게도 파킨슨병을 정확한 증세를 몰라 오해를 부르거나 중풍으로 오인돼 엉뚱한 치료를 받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의존,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파킨슨병'은 1817년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신경과 의사가 처음으로 문헌을 통해 기술한 질환으로, 몸이 떨리고 굳어지며 움직임이 느린 증상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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