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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돌아온 JK김동욱 ‘나는 싱어-송라이터다’
입력 2013-04-10 16:07  | 수정 2013-04-10 16:10

‘명품 보이스로 대중적 지지를 얻어온 JK김동욱이 정규 5집 ‘뷰티풀(Beautifool)을 들고 돌아왔다. 6년 만에 내놓은 신보다.
최근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JK김동욱은 전날 KBS 2TV ‘불후의 명곡 녹화에 참여하는 등 신곡 활동에 갓 돌입한 상태였다. 떨림보다는 편안한 느낌으로” 대중 앞에 섰다는 그에게선 왠지 승자의 여유가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만남에 꼭 하고 싶었던 질문을 먼저 건넸다. JK김동욱 씨가 얘기하면 왜 농담도 진지하게 느껴질까요?”
처음 받아본 질문이 아닌 듯, 그는 웃으며 답했다. 평소 이미지와 목소리 톤 때문인 것 같아요. 농담을 해도 사람들이 ‘이거 농담인가 한 번 더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하하.”
2002년 데뷔 후 얻은 인기에 비해 TV 활동이 다소 뜸해 한동안 ‘라디오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곤 했던 JK김동욱이지만 최근엔 확연히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때 신비주의로 포장되기도 했지만 전혀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다며 손사래 치는 그다.
2011년 tvN ‘오페라스타를 시작으로 MBC ‘일밤-나는 가수다 등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만나오더니 이번엔 위풍당당 ‘불후의 명곡2에 출사표를 냈다.

무려 3년 연속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이다. 근 10년째 그의 행보를 지켜봐 온 오랜 팬들이라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이제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으로 ‘멘트로 웃기기도 하니 말이다. 이쯤 되면 반가운 변화다.
예전과 비교하면 제가 많이 달라졌죠. 사실 예전부터 음악에 대한 꿈도 있고 방송활동도 부담스럽게 느끼진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TV를 통해 보여 드릴 기회가 적었네요. 그래도 함께 일하는 식구들이 애써 준 덕분에 지금은 음악 프로그램 진행도, 라디오도 할 수 있게 됐고요.”
정규 앨범 소식이 뜸했던 지난 몇 년, 그는 굳이 서둘러 신곡을 내놓으려 하기보다는 내공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험버대학에서 재즈보컬을 전공한 JK김동욱은 음악적으로 고향과도 같은 장르인 재즈로 돌아가, 한동안 프로젝트밴드 지브라(ZEBRA) 활동에 매진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정규 앨범 발매를 결심한 만큼 이번엔 달라지고 싶었다. 먼저 스스로에게 부여한 미션은 바로 ‘전곡 작곡 도전. 그 가운데 상업적인 음악과의 딜레마 속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끊임없이 추구했다.
지난해 1월, 작업실을 벗어나 캐나다 빅토리아 섬으로 떠난 그는 한 달간 자연 그리고 음악으로 돌아갔다. 유정균, 진한서, 프로듀서 신정훈 등과 함께 탁 트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작업했다.
작업 과정 자체가 이전과 차별화됐기 때문일까. 음악적으로도 상당히 변화무쌍해졌다. ‘아름답다(Beautiful)와 ‘바보(Fool)의 합성어인 ‘Beautifool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번 앨범을 통한 그의 변신은 첫 번째 트랙 ‘Let it Slide부터 감지된다.
이뿐 아니다. 가을방학 정바비가 가사를 쓴 ‘Beautifool에는 ‘아름다운 바보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에 대한 깊은 인상이 담겼다. 윤일상이 가사를 쓴 ‘하얀눈물은 섹시한 기타 선율이 귀를 자극하는 반면에 ‘자각몽은 이보다 더 몽환적일 수 없다.
이렇듯, 그는 명품 보컬이지만 엄연히 싱어송라이터라 불려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컬리스트의 이미지가 강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저에게는 이게 정말 풀어내야 할 큰 숙제입니다. 아무래도 보컬리스트로 부각될 만한 프로그램에 나오다 보니 제가 곡을 쓴다 해도 무대에서 열창하고 가수로서 퍼포머로서 모습을 더 기억한단 말이죠. 그렇지만 애써 부각하려 하기보다는, 앞으로 꾸준히 해나가는 게 중요하겠죠. 제가 쓴 곡이 확 터져야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을 테니까요.”
앨범 발매 여세를 몰아 5월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정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개최한다.
오랜만의 공연이라 생각이 많아요. 화려한 연출보다는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으로 준비하고 싶습니다. 제 목소리를 듣고 따뜻한 감동을 얻어 가신다면 그보다 더 한 즐거움이 어디 있을까요.”
음악을 통해 감동을 전하고 싶은 꿈을 드러낸 JK김동욱. 그가 느끼는 생애 아름다웠던 순간 그리고 어리석었던 순간은 언제일까.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은, 1996년도. 캐나다에 있을 때가 아닐까 싶네요.(당시 그는 가장 소중했던 친구를 사고로 잃었다) 사실 ‘IOU 가사도 그 친구를 생각하며 쓴 겁니다. 그 친구에게 빚 졌다 생각하는 게 있죠. 친구를 잃은 뒤 한동안 방황하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 친구의 몫까지 살아야겠구나 싶었어요. 내가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게 음악이라면, 음악을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런 감성을 갖게 된 게 이 친구의 죽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어리석었던 순간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면서도 역시나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데뷔 후, 자신감 하나만큼은 정말 충만했어요. ‘미련한 사랑이 사랑받고, 사람들이 날 몰라도 그저 내 노래가 들려온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죠. 그 이후 많은 시간 동안 굉장히 안일하게 산 것 같습니다. 그때 더 열심히 활동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하는 생각에 팬들께도 죄송하고. 너무 내 생각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왠지 모르게 의미심장한 고해성사다. 지난 10년이라는 내공을 가슴에 안고 새로운 출발대에 선 듯한 그의 발언은, 앞으로 더 많이 대중과 호흡하고 활동하며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일종의 다짐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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