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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인성 “전역 후 공백ㆍ지인 위로에 위기라 생각”
입력 2013-04-07 11:46 

지난 2011년 5월 전역했지만, 작품으로 인사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배우 조인성은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전역 전부터 꽂혀 있었다”고 강조한 영화 ‘권법의 제작이 수차례 지연됐기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할 거라고 생각한 지인들이 그를 위로하고, 걱정했다.
조인성은 ‘내가 왜 위로를 받아야 하지? 내가 모르는 나의 위기인가?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순수한 생각이라고 할 수도, 뭣도 모르는 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단지 사람이 좋아서 작품을 하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며 ‘권법을 맡은 박광현 감독과의 작업을 계속해서 기다리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2~3개월, 3~4개월 미뤄지다 보니 어느새 1년6개월이 지나갔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었던 것일까. 자기만의 색깔이 가득한 노희경 작가가 조인성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권법이 또 한 번 연기된 즈음이었다.
SBS TV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 조인성을 기쁘게 했지만, 사실 초반에는 죽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혼자 막상 연습하려고 책을 폈는데 어느 포인트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복잡했어요. ‘작가님이 왜 이러시지? 뭘 믿고 저한테 이렇게까지 하십니까?라고 했죠. 하지만 벅차고 완벽했던 대본이었어요. 쉬어갈 틈 없이 탄탄했죠. 모두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요. 배종옥 선배님이 ‘언제 배우가 이런 기회를 잡겠니?라며 다독여 주셨죠.”
드라마는 극 중 오영(송혜교)과 오수(조인성)가 남녀 관계로 다시 만난 사랑을 키워가는 걸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끝이 났다. 동화같이 그려졌기 때문에, 두 사람이 죽었고 상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조인성은 해피엔딩”이라며 이미 이렇게 끝날 걸 알고 있었다”고 웃었다. 그는 마지막회 후반부 오수가 죽은 것처럼 보였던 건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으려 했던 것”이라며 마지막 장면은 영과 수가 너무 힘든 사랑을 했기 때문에 동화 같은 느낌을 주려고 한 연출 의도였던 것 같다”고 했다.
조인성과 송혜교가 우는 장면들도 시청자를 먹먹하게 했다. 앞서 송혜교는 조인성의 눈물 연기에 대해 감정을 잘 잡고, 여자들보다 더 잘 운다”고 칭찬한 바 있다. 조인성은 송혜교가 더 잘 운다. 스위치를 누르면 눈물을 담고 있다가 또로록 떨어뜨리는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눈물 연기가 부담스럽다”고 고백했다.
이전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전 우는 장면이 회자가 많이 된 편이에요. 패러디도 돼서 희화화되기도 했으니 더욱더 부담이 되죠. 이번에 PD님, 작가님과 얘기하며 다르게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작가님이 제 작품을 다 보셨더라고요. 작가님이 ‘너도 나이를 먹었다. 달라졌다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셨어요.”(웃음)
그의 눈물은 시청자들을 가슴 아프게 했는데, 수차례 울고 나니 실제 그도 몸이 안 좋아 촬영 중 장염에 걸려 쓰러지기도 했다. 노희경 작가는 배우가 잘못될까 미안하다. 이제 그만 울어라”라며 16부 마지막회에서 한 번만 더 울도록 요구했단다. 물론 대본에는 운다고 돼 있었지만 감정만 가지고 가라는 뜻이었다. 조인성은 그렇게 말해줘 감정이 편해진 것도 있다”고 기억했다.
마지막을 떠나보내는 것도 힘들었다. 그는 종영하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이상한 기분이었다. 눈물이 계속 났다”며 오전 11시부터 울었다. 작가님께 전화해 ‘몇 신 더 만들어 달라. 잘하고 오겠다고 했더니, 고맙게도 ‘연기를 대충하지 왜 그렇게 하니? 명줄 주는 연기야라고 말해주셔서 더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앞서 전날 마지막 방송을 함께 본 진성 역의 김범을 잡고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드라마가 잘 돼 차기작 고민도 더 깊어졌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이상의 소재와 이야기, 혹은 어떤 장르를 선택해야 할지 등에 관한 걱정이다. 그는 쫑파티 때 농담으로 3년 후에 보겠다는 말을 했다”며 다음 행보가 고민되고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진지했다.
반 사전 제작 드라마였다. 제작진과 작가, 스태프, 배우들 모두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만족도 높은 드라마를 했기 때문에 그는 지금이 위험한 순간”이라고도 짚었다. 다음 작품을 할 때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받았던 기분을 느끼고 싶은 욕망도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순간을 잘 즐기려고 해요. 물론 그런 기분을 느낄 기회가 또 온다면 감사한 일이죠.”(웃음)
이 정도 인기와 화제라면 시청률이 더 높아야겠지만, 드라마는 15.8%로 막을 내렸다. 아쉽지만 그래도 수목극 1위였다. 조인성은 더 많은 분이 봐줬으면 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이 봐줬다고 생각하고, 나 스스로 좋은 작품을 한 것 같다”며 나중에 시간이 나는 분들도 한 번 봐주지 않을까 한다. 창피해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작품”이라고 만족해했다
그는 잘 안 된 작품들도 있긴 하지만 드라마는 운 좋게 거의 다 사랑받은 것 같아 좋다”며 이번 드라마도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고 기뻐했다. 만족감이 무척 높은 것 같은 자신의 연기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고민을 거듭하더니 70점”이라고 짜게 평가했다. 나머지 30점은 10년에 한 번씩 채워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혜교와 연인, 멜로 호흡을 맞췄으니 여자로 느껴진다거나 사랑에 빠질 것 같지는 않느냐고 하자 아쉽게도”라고 웃으며 말끝을 흐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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