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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작 ‘마의’ 오늘(25일) 종영, 어떤 메시지 남겼나
입력 2013-03-25 10:37 

MBC 월화드라마 ‘마의가 50부 대장정을 마치고 25일 종영한다.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어의 자리에 오른 실존 인물 백광현을 통해 이병훈 PD가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고, 과연 이는 시청자에 오롯이 전달됐을까.
‘마의는 천민의 신분으로 말을 고치는 마의(馬醫)에서 출발, 수의사(獸醫師)로 명성을 얻은 후 어의(御醫) 자리까지 올랐던 실존인물 백광현(白光炫, 1625~1697)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심오한 의학세계를 다루는 한방 의학 드라마다.
휴머니즘을 극 전면에 세운 ‘마의는 조승우 등 성인 연기자들의 등장과 더불어 방송 6회 만에 동시간대 1위를 달성하며 수개월간 월화극 왕좌를 수성했다.
최근까지도 10%대 후반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마의는 공식적 지표상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마의 열혈 시청자들에게조차 아쉬움을 남긴 작품임을 부인할 수 없겠다.

무엇보다 초반 등장한 동물들의 명연기가 연일 화제를 모았고, 안방극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조승우의 카리스마와 묵직한 존재감, 숙휘공주 역을 열연한 김소은의 재발견 등 숱한 얘깃거리를 만들어냈지만 중반 이후로 갈수록 몰입도가 감퇴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
예측 가능한 뻔한 결과로 출발, 주인공을 시기, 질투하고 음해하려는 세력들과의 갈등을 어떤 꼼수도 없이 완벽을 향해 성장해가는 실력과 드라마틱한 인연으로 해결해가는 주인공 백광현의 모습은 조승우의 열연에도 불구, 한껏 매력적이진 못했다.
‘대장금 ‘이산 ‘동이 등에서 본 전형적인 이병훈표 사극 공식을 그대로 따른 점은 ‘마의 초반부터 우려됐던 지점이었다. 이병훈 PD 스스로도 그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지만 결국 그 한계를 뛰어넘진 못했다.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진 상태로 다소 오랜 시간 전개된 탓에 소위 ‘끝판왕과의 결전도 ‘마의를 절정으로 치닫게 하지 못했다. 백광현을 어의로 만들기 위한 결정적 순간인 현종(한상진 분)의 개복수술이 시청자를 경악하게 했지만, 이 역시 뜨뜻미지근했다.
동물과의 교감, 그리고 휴머니즘을 이야기하고자 한 출발은 좋았다.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아마도 마지막회인 50부에 담길테지만, 현 시점에서 봤을 때 자칫 용두사미의 결과가 나오진 않았을 지 조심스럽기만 하다.
한 가지 확실한 메시지는 드라마, 특히 사극은 충분한 사전 제작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기 힘든 게 요즘 드라마 제작 실태라고 하지만, 준비 없이 출발한 ‘마의는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촉박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매 주 2편씩 나온 결과물에서 고스란히 보여졌다.
제작발표회 당시 시청자에 너그러운 양해를 구한 이병훈 PD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이는 시청자가 너그럽지 못해서가 아님을 부인할 수 없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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