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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슈퍼주니어, 모두를 위한 하나의 무대
입력 2013-03-25 08:07 

슈퍼주니어가 23일, 24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국내 팬 2만 명과 함께 ‘슈퍼쇼5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슈퍼주니어는 앞으로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을 도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월드투어에는 4월 21일부터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 남미 4개국 공연도 포함됐다.

◯ 올 포 원(All for One)
올해 ‘슈퍼쇼5와 2011년 열린 ‘슈퍼쇼4의 가장 큰 차이는 솔로 무대의 비중을 확 줄였다는 점이다. 멤버 강인은 공연 전 기자들과 만나 4년 만에 ‘슈퍼쇼에 합류한 소감을 전하며 과거에는 개개인의 욕심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모두 슈퍼주니어가 어떻게 더 무대에서 멋있게 보일까를 생각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팀의 변화는 공연 셋리스트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 ‘슈퍼쇼5는 앙코르곡을 포함해 총 28곡이 공연됐다. 이 중 유닛무대는 6개, 솔로 무대는 강인과 예성 단 2명뿐이었다. 지난 해 ‘슈퍼쇼4가 11명 전원의 솔로 무대와 4개의 유닛무대를 구성한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체 곡수가 줄어들었고 공연 시간도 종전 4시간에서 3시간가량으로 단축됐다. 그만큼 공연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졌다.
무엇보다도 슈퍼주니어의 가장 큰 매력은 잘 짜인 군무에 있다. 또 1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만큼 히트곡들도 늘어났다. 이 새로운 히트곡들의 무대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솔로 무대는 과감하게 포기한 것. 대신 슈퍼주니어는 스테이지 구성을 통해 개별 무대에 대한 갈증을 풀어보려 노력했다.


◯ 올 오브 스테이지(All of Stage)
슈퍼주니어는 2005년 12명으로 데뷔, 이듬해 멤버 규현이 정식 합류해 총 13명에 달하는 국내 최다 멤버 아이돌 그룹이다. 이번 ‘슈퍼쇼5는 현재 군복무 중인 이특, 희철과 연기자로 전향한 기범, 팀을 탈퇴한 한경을 제외하고 예성, 강인, 신동, 성민, 은혁, 동해, 시원, 려욱, 규현까지 총 9명이 무대를 꾸몄다. 몇몇 무대에 슈퍼주니어M 멤버 조미, 헨리가 합류, 총 11명까지 무대에 올랐다.
이렇게 다수의 멤버가 한꺼번에 무대에 오를 경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무대 연출과 구성이다. 군무와 합창 중심의 슈퍼주니어 무대에 일반적인 세트는 노래가 이어질수록 단조롭게 보일 가능성이 크다. 보여줄 수 있는 군무의 대형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슈퍼주니어는 이번 ‘슈퍼쇼5에 지금까지 자신들이 보여줬던 대부분의 무대 구성을 하나로 통합시켜 전(田)자형 무대를 설치했다. 무대 메인 스테이지와 2층 객석 코앞까지 끌어당긴 전면 스테이지, 무대 중앙, 좌우 양쪽까지 총 5개에 달하는 스테이지가 마련됐다. 최대 11명의 멤버는 5개의 무대에서 2~3명씩 인원을 분산시켜 좌우 앞뒤 관객들과 만났다. 멤버 한명씩 따로 보고 싶은 팬들의 기대는 이 무대를 통해 어느정도 해소됐으리라 본다.

◯ 올 바이 에스엠(All by SM)
‘슈퍼쇼5는 공연에 필요한 사운드 및 조명, 특수효과 등을 모두 SM 공연기획팀 인력으로 이끌었다. 3D 맴핑 기술 등 새롭게 도입된 무대 효과들도 있지만 전체 연출과 무대 디자인, 레이져쇼를 포함한 조명, 노래 리믹스 작업 등에 외부 인원을 쓰지 않았다는 점은 슈퍼주니어는 물론 SM 공연이 추구하는 방향을 보여준다.
실례로 이날 공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사운드와 조명, 특히 사운드와 레이저쇼의 조화였다. 레이저쇼는 차갑고 날카로운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표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무대 효과다. 퍼포먼스가 강하고 다수의 일렉트로닉 장르 히트곡을 가진 슈퍼주니어에게는 레이저쇼는 필수다. 둘의 완벽한 싱크를 맞추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의 기술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SM은 이번 공연을 통해 콘텐츠 자체와 공연 연출과 노래의 리믹스 작업, 사운드에 어울리는 레이저쇼 디자인 작업까지 내부에서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각 팀이 따로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다 보니 보다 시간을 그만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엔터테인먼트 종합상사라는 자신들의 인하우스(In-house) 방식을 이번 공연을 통해 증명한 셈이다. 이는 어쩌면 가장 뛰어난 작품을 만들수 있는 방식은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전세계로 수출되는 K-팝이라는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의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표준화 모델을 제시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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