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광익의 모닝톡톡]가락시장 먼저, 경제는 뒷전?
입력 2013-03-25 07:52  | 수정 2013-03-25 09:14
여러분의 아침에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장광익의 모닝톡톡입니다.
요즘 대통령의 외부행사 중에 가장 많은 것이 현장 방문입니다.
시장을 찾고, 중소기업을 찾습니다.
대통령이 현장을 직접 찾아 그곳의 목소리를 듣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물론 대통령이 가는 곳은 미리 청와대에서 장소도 미리 고르고, 그곳 분들의 할 말도 대충 정해놓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가 전달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청와대를 벗어나 외부로 나와 국민들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 짚어볼게 있습니다.

대통령이 워낙 현장을 강조하다보니 장관들이 다른 일을 제쳐두고 현장, 특히 시장만 다닌다는 겁니다. 현오석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는 지난 주 금요일 임명 되자마자 첫 공식 일정이 시장 방문이었습니다.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을 갔고, 뒤이어 경기도 고양 소재 생활협동조합 매장을 찾았습니다. 관가에서는 이날 현 장관의 일정을 놓고 새 정부가 초기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식탁물가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행동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정부가 이런 이야길 할 때마다 국민들은 고개를 꺄우뚱거립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지금 경제부총리가 시장이나 다닐 때입니까?
경제위기 초반 그나마 선방하고, 잘 버티던 대한민국 경제가 지금은 영 힘없이 스러지고 있습니다. 가계부채에서 실업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도 없는 많은 문제들이 터져 나온 상탭니다.
소비도 좋지 않고,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최악입니다. 국민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릴 정돕니다. 나라가 이 지경이면, 경제장관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모자랄 판에, 한가하게 시장이나 다닐 거냐는 겁니다.
일본은 아베총리가 들어선지 3개월 만에 온 나라를 뒤집어 놓고, 10년 넘게 자고 있던 경제를 꿈틀거리게 만들고 있는 것과 너무 비교돼, 답답해하는 말입니다.
부총리가 시장 간다고 해봐야 물건 한 두 개 사고, 짜인 각본에 따라 몇 마디 이야기 건네는, '전시성 행사'라는 거, 삼척동자면 다 아는 일입니다 .
그런데 그걸 두고 유통구조 개선 운운하면 국민들이 믿겠습니까. 유통구조 개선해야죠. 급한 문젭니다. 그런데 그거 급한 거 모르는 사람 우리나라에 어디 있습니까. 꼭 시장 다녀야 아는 문젭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경제 부총리는 그렇지 않아도 늦게 임명이 됐으니 임명되자마자, 부총리답게 경제장관들 모아놓고 독려하고, 잘해보자고 독촉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부총리는 취임 3일 동안 시장가서 물건 몇 개 산거 외 뾰족히 눈에 띄는 게 없습니다. 지난 주말 일정도 오리무중입니다. 물론 업무보고를 받으셨겠지요. 그러나 업무보고, 그거 지금 급히 받으셔야 하는 겁니까.
대통령이 시장가니, 온 장관들이 줄줄이 시장바구니를 들고 따라나서는 모습, '무슨 팽귄 떼들의 행진도 아니고', 보기 참 민망합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님, 부디, 지금은 시장이나 갈 때가 아닙니다. 당신 어깨에 대한민국의 경제가 달렸습니다. 더 급한 거 챙기십시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