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식물정부 장관들 "나에게 보고하지 말라"
입력 2013-03-06 20:00  | 수정 2013-03-06 21:00
【 앵커멘트 】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가 미뤄지면서,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은 어정쩡한 상황에서 퇴임만을 기다리는 무기력한 모습인데요.
한 지붕 두 장관,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오지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새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한 정부 부처.

사무실은 텅 비었고, '한 지붕 두 장관 체제'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감출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A부처 관계자
- "양쪽으로 보고를 다하고 있죠. 지금 현재 장관님은 청사에 계시고, 내정자 분은 사무실에 계시니까."

물러나는 마당에 최종 결재를 하기도, 업무 보고를 받기도 난감한 건, 장관도 마찬가지.

모 부처의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있던 지난 달 25일 간부회의에서 더이상 자신에게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다른 장관은 후임 장관이 빨리 와달라며, 퇴임을 앞두고 어정쩡한 소회를 인터넷에 남기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B장관 비서실
- "장관님도 옛날처럼 똑같이 일하시긴 아무래도 어렵죠. 내정 되신 분한테도 같이 맞춰가며 얘기해야 하니까 좀 애매하죠."

이렇다보니 업무 차질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토해양부의 경우, 당장 이번 달에 집행해야 할 13조 8천억 원이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나 해양수산부 등 신설될 부처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분리되는 부처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발령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업무 공백 최소화를 위해, 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7명이라도 박 대통령이 먼저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 뉴스 오지예입니다. [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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