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한국 줄기세포 기술, 방향전환 필요"
입력 2013-02-28 12:01 

한국이 보유한 산업적 능력은 전기전자 및 통신, 에너지, 조선, 자동차, 건설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유독 제약을 포함한 생명공학분야는 규모나 연구성과에서 선진국에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는 세계적 명성을 가진 CEO나 기업이 아직은 한국 내에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05년 한국 생명공학은 줄기세포 분야에서 특별한 한 해였다. 한국에서 나온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과학지에 실린 내용과 연달아 해외 세미나에서 발표된 연구 성과는 한국이 바이오 분야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낼 것이란 희망을 품게 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의 줄 이은 방문을 보도함에 따라 확신이 더해갈 때쯤, 그해 겨울 사실여부가 논란에 빠지며 결국 추락하였다. 이와 함께 줄기세포와 바이오 분야는 깊은 슬럼프에 빠져든다.
그 후 저명한 과학지에선 수년간 한국 줄기세포 논문 게재를 꺼린 적이 있어 과학자들의 고충이 컸다.

하지만 이 시기를 극복하고 2000년대 후반 세계 4~5위의 연구논문 실적을 회복한 것은 한국 줄기세포분야의 저력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미국·스코틀랜드·유럽 등 생명공학분야 선도 국가들이 분화 기술에서 꾸준히 연구 성과를 이루며 연구 기본과 적용 분야의 확대를 만들어 간 것과는 다른 방향의 차이가 있다.
최근 들어 줄기세포분야 기반에 영향을 주는 혁신 기술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은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동안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로 나눠진 연구에서 분화가 가능한 세포는 배아줄기 세포로 국한됐다. 하지만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인간의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도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분화가 가능해졌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의 발견은 기존 배아줄기세포가 가진 생명윤리의 제약성에 벗어났다는데 의미가 크다. 줄기세포의 대량 배양이 가능해지고 이를 임상실험에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게 돼 신약 개발에 새로운 영역이 생겼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차이를 보이지만 생명윤리 규정에 따르면 인간의 난자에서 생성된 배아 줄기세포는 배양 후 약 2주가 지나면 생명으로 간주함에 따라 실험에서 손상되거나 파괴될 수 없다.
따라서 줄기세포와 신약 개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주제가 접점을 찾아 메이저 제약기업의 참여와 투자를 통해 혁신적이고 새로운 임상실험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정부주도의 재생의학과 줄기세포 클러스터를 에든버러 지역에 만들었다. 기업과 연구소를 세계 각국에 유치해 쎌 라인(Cell Line)공급, 치료제 개발, 스크리닝 툴(Screening Tool)개발, 스케일 업 및 제조업, 연구 보조 등 인프라를 6~7년 전에 구성하여 글로벌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에든버러 대학, CXR등 연구기관은 줄기세포 분화기술을 사용했다. 이는 임상시험의 정확성을 높이고 기간을 단축하는 ‘세포 기반 스크리닝 시스템(Cell based Screening system)을 실용화한 연구를 세계적인 기업의 참여 하에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신약의 개발과정에서 10여 년 이상 소요되는 긴 임상시험 기간 문제, 유전자별 맞춤, 의약의 제약성, 피 실험동물과 환자의 희생을 줄이는 등 정확성을 향상시키며 기간을 단축하는 혁신을 가져왔다.
신약 개발은 1조 원에 가까운 비용과 12~15년의 개발 기간에도 임상 단계에서 부정적 반응이 나타나면 프로젝트가 무산된다. 따라서 대형 기업들은 신약연구를 제3자에게 위탁해 처리하거나 이미 연구가 상당히 진전된 연구소 혹은 회사를 M&A(인수와 합병) 하는 기법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판매를 못 하는 혁신적인 신약이 많다.
‘세포 기반 스크리닝 시스템은 이런 신약을 구제하는 데 기여함에 따라 수십 조(兆)원의 연구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한국은 세계 7대 강국으로 10년 내 진입하기 위해 전문기업과 정부기관 특히 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Pharma Korea 2020이 성장의 동력이 되도록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형 신약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최고 전자와 이미지 기술로 생산된 의료기기가 ‘Made in Korea로 세계 각국 병원에서 처방되어 설치하는 시간을 기대해 본다.

[도움말=스코틀랜드국제개발청 장헌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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