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복지정책 강화…담당 공무원 자살 잇따라
입력 2013-02-28 09:18 
【 앵커멘트 】
박근혜 대통령은 얼마전 취임 연설에서 '국민 맞춤형 복지'를 최우선과제로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맞춤형 복지의 손발이 돼야 할 현장 공무원들은 업무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지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유족분들이 억울해 하시니까 그냥 돌아 가세요.


석 달 뒤 시집 보낼 딸 생각에 한창 들떴던 가족들은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성남의 한 주민자치센터에서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일했던 딸 강 모 씨가 "일하기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강 씨는 낮에는 수당 신청을, 퇴근 후에는 노인과 장애인 등 4천여 명을 살피는 등 20여 가지의 업무를 혼자서 처리해야 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A주민자치센터 동료
- "시기적으로 2월이라 각종 신청 접수를 지금 하니까 공식적인 업무가 늘어난 상황이었죠."

심지어 옆에서 지켜보는 주민들도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이정삼 / 성남 A아파트 전 경로회장
- "사회복지사가 일이 굉장히 많은 것 같더라고. 인원에 비해서 업무량이 많다는 것을 나는 평소에 느꼈고…."

지난 1월 용인에서도 사회복지 공무원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복지 공무원들은 쏟아지는 업무에 밥 먹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호소합니다.

▶ 인터뷰 : 복지 공무원 / 서울 혜화동
- "따뜻한 겨울나기(서울시 복지사업) 마무리 단계라 여유가 진짜 없어요. 보세요 지금. 첨부를 계속 (해야 해요.)"

올해 복지예산은 정부 예산의 30%가 넘는 100조 원으로, 복지사업 수도 5년 전보다 100개 이상 늘어났습니다.

정부는 내년까지 담당 공무원을 7천 명 가량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인력 충원은 더디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조성철 / 한국사회복지사 협회장
- "죽을만큼 일이 많다 이것 참 불행한 이야기거든요. 전달체계(사회복지 공무원)가 행복해야 된다…."

▶ 스탠딩 : 오지예 / 기자
- "지난해 기준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수는 만 2천 5백여명. 불철주야 주민들을 돌보는 사이, 정작 자신들은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N 뉴스 오지예입니다."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홍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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