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차장만 지키는 6억짜리 경찰 CSI 버스
입력 2013-02-18 20:05  | 수정 2013-02-18 21:36
【 앵커멘트 】
미국 수사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CSI, 우리 경찰도 과학수사를 위해 2010년부터 현장 이동형 CSI 버스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한대당 6억 2천만 원하는 첨단 고가 장비가 지방경찰청 주차장만 지키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지방경찰청 주차장.

대형버스 1대가 장기 주차돼 있습니다.

다른 승용차들이 앞을 가로막아 쉽게 이동할 수도 없습니다.

1대에 가격만 6억여 원에 달하는 이 버스는 이동식 현장증거분석실, 이른바 CSI 버스.


사건 현장에서 지문감식과 거짓말 탐지, 심지어 최면수사까지 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이지만, 애물단지 신세가 된 것입니다.

지난 2010년 처음 도입된 CSI 버스는 지금까지 전국 지방경찰청 9곳에 배치됐습니다.

하지만, 출동 실적은 극히 저조합니다.

지난해 서울과 경기 등 지방경찰청 6곳의 CSI 버스 출동횟수는 모두 169차례.

한 달에 단 2번꼴로 출동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나마 삼성 불산 누출 사고 등 큰 현장에 출동해도 수사관이 장비를 직접 들고 다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비대한 몸집에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
- "주택가에서 사건 나지, 허허벌판에서 사건 나는 경우가 거의 많지 않잖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이용이 조금, 사용 실적이 저조하게 나오는 거죠."

'증거는 현장에 있다'는 과학수사의 기본 원칙, 하지만 CSI 버스는 오늘도 현장 대신 주차장만 지키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이재기·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하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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