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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글램(Glam)이 말하는 걸그룹의 행복이란?
입력 2013-02-05 07:07 

지난 해 아이돌 가수들의 활약이 주춤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걸그룹들은 쏟아진다. 모두가 정상에 대한 꿈을 안고 데뷔 하지만 실제 정상의 자리란 것이 모두에게 허락되는 것은 아닐 터. 하지만 1등이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 걸그룹을 한다는 팀이 있다. 글램이다.
글램은 이번 아이 라이크 댓(I like that)을 시작하기 전 멤버 트리니티가 팀을 탈퇴해 미소(19), 지니(ZINNI 28), 다희(20), 박지연(22) 4인조로 활동을 펼쳤다.
"허전했죠. 기분도 이상했고요. 나가게 되는 결정을 하기 전에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때는 아쉬움 보다는 서로의 꿈을 응원하자는 생각이 더 강했죠. 이유가 무엇이든 자신이 내린 결정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 당연했고요. 결과적으로는 팀의 결속력이 더 단단해 진 계기가 됐어요."(지니)
글램에게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가 휴대폰, 또 하나가 통금시간이다.
"속세를 끊고 산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죠. 최신 게임에 무지한 것도 사실이고요."(미소)
"사실 사는데 크게 지장은 없어요. 매니저 분들이 쓰는 태블릿PC 빌려 쓰면 되고, 멤버들끼리 늘 같이 있으니 심심할 겨를도 없고요. 편해요. 인간관계라는 다시 생각해볼 시간이 되는 것 같고, 딱히 연락할 데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하하"(다희)
통금시간이 없다는 건 자유시간이 많다는 얘기는 아니다.

"연습시간에 제한이 없다는 뜻이죠. 새벽까지 연습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거에요. 사실 딱히 강압적인 분위기가 없으니, 놀러 다닐 수도 있고 한데, 저희에겐 통금시간 없음은 무한대의 연습이라는 의미가 더 크죠. 반대로 연습을 전혀 안해도 상관없는데 막상 연습실에 가면 그럴 수가 없거든요."(박지연)
가장 나이가 많은 지니와 가장 어린 미소의 차이는 거의 열 살에 가깝다. 경험치가 다르니 이 같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사실.
"전 글램 하기 전에 비보잉 했잖아요. 사실 하고 싶은 건 다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아직 더 많은 걸 경험해야 할 나이의 미소를 보면 어떤 때는 안쓰럽기도 해요. 하지만 이게 고작 시작이라는 점도 언니로써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진짜 행복하게 사는게 어떤 건지도요."(지니)
이들에게 진짜 행복은 뭘까를 물었더니 뻔히 예상할 수 있는 음원 차트 1위 같은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내가 남들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행복인 것 같아요. 돈 많이 벌고 싶죠. 집도 사고 싶고요.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유있게 살고 싶다는 건 결국은 내가 남들에게 뭔가 도움 되는 사람이 되는 기본인 것 같거든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내 노래를 들려줄 재능을 가진 것 자체가 행복인 거죠."(다희)
"저도 비슷한데 조금 더 소박해요. 전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이 좀 더 우선인 것 같아요. 그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제 행복이에요. 어떤 눈에 보이는 성공을 하고 그걸 통해 그들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함께 있어주고 걱정해주고 걱정 받고 이런 것들이 제 행복이에요."(박지연)
지니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편안한 장소에서 볼 수 있고 얘기 하는 것만 해도 더 바랄게 없는 행복을 누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친구들이랑 모이면 뭐 먹을까 였다면 이제는 어디든, 언제든 모이기만 하자로 바뀌었으니까요. "(지니)
행복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다희가 눈물이 그렁해졌다. 현재 행복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미 충분히 행복한데 때때로 그걸 잊었다는 눈망울 이었다.
"두렵죠. 우리가 가진 이 행운을 잘 지켜야 하니까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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