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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윤은혜 “만약 내가 승호와 뽀뽀 했다면…”
입력 2013-02-04 13:46 

이 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MBC 드라마 ‘보고싶다의 여운이 조금씩 사라져가던 1월의 끝자락. 배우 윤은혜(29)를 만났다.
극중 이수연(조이) 역을 맡은 윤은혜는 드라마와 별개로, 캐스팅 그 자체에 감정이입한 뭇 여성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상대는 핫 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박유천 그리고 유승호였다.
그중에서도 실제로 9살 연상연하 사이인 유승호와의 커플 호흡은 캐스팅 당시부터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연기력 논란을 극복한 윤은혜를 뒤따라온 또 하나의 ‘논란이었다.
인터뷰에서도 같은 질문에 씁쓸한 미소와 함께 한숨부터 푹 쉬고 입을 뗐다.

비주얼적인 부분은, 신경 쓴다고 되는 부분이 아니더라고요(웃음). 그저 잘 커버해야겠다는 느낌이었죠. 한두 살 차이면 노력이라도 했을텐데, 모두가 9살 차이인 걸 아니까요.”
깨알 같은 솔직함에 웃음이 터졌다. 윤은혜는 나이 차이가 예민하게 받아들여지진 않았는데, 만약 해리랑 조이가 안 어울린다고 하시면 어쩌나 그게 걱정됐다”며 역할에 빠져들었을 때 이질감, 거부감만 안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 어차피 상대는 이제 갓 ‘국민남동생 타이틀을 떼기 시작한 유승호. 결론은 기대 이상의 ‘케미였다. 윤은혜는 그래도 다행히 승호가 나이대에 비해 목소리가 성숙해서 다행이었다”며 웃어보였다.
극중 윤은혜는 박유천, 유승호와 함께 삼각 러브라인을 이어갔다. 남모를 아픔과 슬픔으로 시작된 이들의 운명이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치유의 과정이 이어졌고, 운명의 소용돌이 속 호흡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두 사람과 호흡하느라 거의 매 주요 장면에 등장했던 그녀가 느낀 박유천 그리고 유승호는 어떤 배우였을까.
(유)승호 같은 경우, 어려서부터 연기해서 그런지 디테일이 좋고 집중력이 강해요.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곧바로 집중력 있게 되는 게 있죠. 때론 지나치게 의외성이 없다 싶기도 했지만, 너무 잘 해버리니까 할 말이 없더라고요. 안정적으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
박유천은 유승호와 또 다른 매력의 소유자였다. (박)유천이 같은 경우, 저처럼 가수에서 연기자로 넘어왔기 때문에, 어떤 틀이 없다 할까요. 그래서 의외성이 있죠. ‘요령은 없지만 ‘센스가 굉장히 좋죠.”
정우와 수연, 그리고 해리와 조이. 수연과 조이라는 동일 인물을 연기한 한 사람, 윤은혜는 졸지에 ‘어장관리녀라는 씁쓸한 수식어까지 받았다. 활자화하긴 쉽지만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그 말, 어장관리녀 칭호에 대해 묻자 윤은혜의 표정은 더 없이 씁쓸해졌다.
휴... 그 둘 사이에 있는 게 그냥, 이유 없이 싫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왜 승호가 뽀뽀하려 하는데, 네가 뭔데 거부해? 이런 얘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사실, (뽀뽀) 해도 싫어하셨을 거잖아요.”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의 웃음과 함께 돌아온, ‘윤은혜, 유승호 키스 거부라는 타이틀로 화제가 된 장면에 대한 재치 있는 답변에 그저 웃음만 난다. 윤은혜는 그렇지만 누군가의 부러움의 대상이 돼 미움 받는 건, 나쁜 건 아닌 것 같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이런 걸 두고 ‘가진 자의 여유라 하던가(!).
안방극장 데뷔작 ‘궁의 주지훈을 비롯해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공유,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강지환‘, 그리고 보고싶다‘의 박유천 유승호까지. 윤은혜는 유난히 상대 배우와 ‘케미가 잘 통하는 배우로 꼽힌다. 그만의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묻자 곰곰이 생각하더니 웬만하면 상대 배우에 맞춰주는 편”이라고 답했다.
연기란 게,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과 탁구 치듯 핑-퐁이 돼야 하잖아요. 가끔씩 제 연기를 안 받아주시는 분도 계신데, 그럴 땐 제가 제 것을 하는 게 아니라 그걸 받아서 연기하는 편이에요. 제가 친 걸 받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재미있어지는 거죠. 상대 배우와 서로 다르게 받아주기도, 다르게 치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면 케미가 잘 나오는 것 같아요.”
가령 극 후반부, 자동차 안에서 폭주하는 해리(형준)의 비밀을 알게 된 순간, 유승호의 연기는 실로 폭발했다. 해리의 탈을 벗어난 형준이 눈물 흘릴 때, 이를 지켜보던 수연 역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눈물 연기도 호흡이 척척이었다.
상대 배우가 울 때도 저도 눈물을 흘려주거든요. 그러면서 서로 더 열심히 하죠. 상대가 우는 걸 보면 눈물이 저절로 나요. 아직까지 안약을 넣어서 연기를 맞춰본 적은 없어요.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실제 우는 것에서 상대의 감정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눈물과 온갖 감정들로 점철된 치유의 시간들. 기존 명랑 발랄한 이미지와 상반된 캐릭터에 초반 의구심도 뒤따랐지만, 궁극에 윤은혜에 대한 평가는 호평 일색이었다.
오랜 시간 윤은혜를 괴롭혔던 악플과, ‘두고보자는 식의 시선에 대한 트라우마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진 않을 터다. 하지만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웃음에 함께 웃고, 그녀의 눈물에 함께 슬퍼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 마음껏 웃어도 좋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더하우스컴퍼니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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