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사과·귤, 속살보단 껍질에 주목하라
입력 2012-11-28 16:31 
사과를 베어 먹고, 귤을 까 먹고, 배를 깎아 먹고.
비교적 푸르른 채소를 접하기 힘든 겨울철에 우리에게 ‘신선함을 전하는 과일. 손만 뻗으면 쉽게 닿은 겨울날 ‘비타민 창고다. 건강을 위해 매일 야채를 먹느냐는 질문에, 날마다 야채를 먹는 것은 힘들어도 과일은 빼놓지 않고 먹는다”고 큰소리치는 이들이 적지 않을 정도다. 김형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장은 과일은 감기부터 심장병,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는 성분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며 잔뜩 움츠러드는 겨울철, 향긋한 과일로 입맛도 챙기고 건강도 챙겨보자”고 조언했다.
◆사과, 강력한 항산화효과 ‘폴리페놀 잔뜩
사과에는 300여가지의 자연 화합물이 있다. 그 중에서도 과학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화합물은 ‘폴리페놀. 폴리페놀은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효과를 보이는 물질인 까닭이다.
1993년 네덜란드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심장병 사망위험이 폴리페놀 섭취량과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65세에서 84세 사이의 남성 805명에게 설문을 실시해 플라보노이드 섭취량을 계산한 뒤, 5년간 그들을 관찰했다. 흡연, 체중,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활동량, 비타민과 섬유소의 섭취량, 음주 등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을 보정했을 때, 그들의 심장병 사망률은 폴리페놀 섭취량과 반비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들이 주로 폴리페놀을 얻는 식품은 차, 양파, 사과였다.

폴리페놀 하루섭취 목표량은 1g 정도다. 품종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사과 1개의 폴리페놀량은 100~300mg 정도. 폴리페놀은 다른 채소나 과일에도 많이 들어 있다. 문제는 지속적인 섭취다. 그렇다면 매일 사과를 챙겨 먹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사과는 속살보다 껍질에 폴리페놀이 더 많이 함유돼 있으므로 깨끗이 세척해 껍질 채 먹는 게 좋다.
◆귤, 항산화물질 대표주자 비타민C ‘듬뿍
귤은 항산화물질의 대표 주자인 비타민C의 보고이다. 이외에 식이섬유와 유기산, 당질도 함유하고 있다.
특히 감귤에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심장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이 성분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으며, 이 외에 항암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껍질이 과일 속살보다 이러한 물질을 20배나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귤껍질을 가위로 가늘게 썰어서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조금씩 보리차처럼 끓여 먹는 방법은 어떨까. 귤껍질은 오래 보관할수록 그 효과가 더욱 좋아지므로 겨울철, 귤이 많을 때 많이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배, 식유섬유 다량 함유…대장암 예방에도 ‘톡톡
배는 3000년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의 역사가 호머는 배의 맛에 반해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배의 성분은 수분이 약 85~90%이며, 주성분이 당분이다.
배는 식이섬유 함량이 과실류 중 가장 높다. 과육에 석세포가 있는 탓이다. 최근 현대인에게 부족한 식이섬유는 장내세균 및 대변량에 영향을 미쳐 정장작용은 물론 혈청, 간장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혈당상승 억제작용, 대장암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배의 수분과 아스파라긴산은 간장활동을 활성화해 몸 안의 알코올 성분을 해독함으로써 주독을 해소하고 갈증을 줄여준다. 플라보노이류 성분들 또한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함유돼 있다.
이밖에 배는 고기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연육 효과가 있으므로 배를 채로 썰어서 고기와 섞어 하룻밤 재웠다 먹으면 고기가 연해지고 소화가 잘되게 하여 조리 시에도 많이 이용되낟.
◆감, 감식초로 만들어 먹으면 체질개선 등 효과
감 또한 다른 과일류와 마찬가지로 피부나 감기 등에 좋은 비타민C, 항암효과가 있는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류 등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감에는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들어 있다. 탄닌은 수렴작용을 하기 때문에 장의 점막을 수축시켜 설사를 멎게 하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여 동맥경화, 고혈압에 좋은 영향을 준다.
감은 1년 이상 숙성, 발효시켜 감식초를 만들어 먹으면 피로회복, 체질개선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냉수, 요쿠르트, 꿀물, 야채즙 등과 섞어서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감식초는 매일 소주 한 컵 분량인 300cc 정도를 2~3회 먹도록 한다.
이외에도 홍시나 곶감 등 먹는 방법이 다양한 것도 감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단 홍시 등 감을 많이 먹는 경우에는 탄닌 성분으로 인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대추, 영양 돕고 위 편하게 하여 한약재로 널리 사용
대추는 예부터 중요한 과일 중 하나로, 약용과 식용을 겸해 재배됐다. 대추는 과일로 직접 먹기보다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어떤 미지물질의 효능에 기대해 약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통례이다.
생대추는 수분 59.9%, 탄수화물 34.1%로 이뤄져 있으며, 과당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칼로리 보충이 필요한 사람에게 좋다. 또한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C과 칼슘, 인, 철분 등 무기질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마른 대추는 식용, 요리용, 과자용, 건과, 약용 등으로 널리 쓰이며, 대추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대추미음, 대추인절미, 대추전병, 대추차 등이 있다. 한방에서는 맛이 달고 그 성질이 따뜻해 영양을 돕고 위를 편하게 한다 하여 한약재로 많이 쓰인다. 반면에 설익은 풋대추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고 열이 날 수 있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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