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정표 기자의 사건 추적]버스 훔쳐 곡예 운전 10대 구속 외
입력 2012-11-28 08:34  | 수정 2012-11-28 09:33
【 앵커멘트 】
한 주간의 큰 사건 사고를 되짚어보고, 의미를 찾아보는<서정표 기자의 사건 추적>시간입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서정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서기자!

투신 소동, 이 이야기부터 해보죠? 어제(26일) 종로가 발칵 뒤집혔죠?

【 기자 】
사실 발칵까지는 아니고요, 하나의 긴장감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고나 할까요?

화면에 나오고 있지만, 한 20대 남성이 종로 한복판 6층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며 투신 소동을 벌였습니다.

오후 2시쯤이었는데요.

이 남성은 한 손에는 흉기를,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A4 용지 수십장을 들고 있었습니다.

흉기로 자신의 목을 겨누고, "문재인 물러나라, 아름다운 단일화는 어디로 갔느냐"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상당히 긴박한 상황이었는데요. 흉기를 들고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자해를 하고 뛰어내릴 기세였으니까요.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긴장을 많이 했고요.


결국 경찰과 대치 끝에 1시간 반 만에 투신 소동은 마무리가 됐습니다.

【 앵커멘트 】
안철수 지지자였다죠? 왜 그랬어요?

【 기자 】
이 남성이 투신 소동을 벌인 그 장소가 바로 안철수 전 후보의 캠프가 있던 바로 그 옆 건물입니다.

이 남성은 옥상에서 할 말이 참 많은 사람처럼 보였는데요.

직접 성명서를 준비하고 낭독을 했으니까요.

그가 주장한 대표적인 말이, "아름다운 단일화는 어디로 갔냐", "안철수 후보가 정치경험이 없다고 정치를 못하나", "박정희는 경험이 없었어도 경제를 잘 살렸고, 김영삼은 50년 동안 정치를 했어도 경제를 망가뜨렸다", 뭐 이런 말입니다.

최근 안철수 후보가 사퇴를 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에 이런 소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실제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안철수 후보 홈페이지, '진심캠프'에 회원으로 가입해 지지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에 붙잡힌 후 종로서로 연행이 됐는데요.
경찰에서 그는 '새 정치를 하려면 시민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일부 언론에서 생중계까지 하는 것을 저도 봤는데요. 그가 말한 내용이 그대로 방송을 타고
보도가 됐잖아요?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투신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그런 과정을 그대로 방송을 하는 것을 보고 섬뜩했어요. 사건과 별개이긴 하지만요.

【 앵커멘트 】
다음 사건 이야기해 봅시다. 참 어이없는 사건이 터졌네요? 버스를 훔친 10대가 구속됐다고요? 승용차 훔치는 건 많이 봤어도 버스 훔치는 10대는 처음보는군요.

【 기자 】
네. 저도 처음 봤습니다. 몇 년 전 크게 흥행한 영화 실미도에서는 설경구가 버스를 훔쳐 청와대로 돌진하지 않습니까?

이처럼 버스를 훔쳐 무려 18KM를 곡예 운전을 한 '겁 없는 중학생' '간 큰 중학생'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물론 이 친구는 설경구처럼 훔친 버스를 몰고 청와대로 가려고 한 건 아닙니다.

어디로 가려고 했을까요?

서울 서부경찰서는 공영차고지에 주차돼 있던 버스를 훔친 혐의로 15살 강 모 군을 구속했는데요.

강 군은 지난 15일 새벽 2시 반쯤 서울 수색동 공영차고지에서 시내버스를 훔쳐 집이 있는 경기도 일산까지 18KM 가량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청와대가 아니라 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훔쳤군요?
버스를 훔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 기자 】
기자들도 그 부분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15살 중학생이 왜 버스를 훔쳤을까.

일단 강 군이 공용차고지에서 차량을 훔쳐 달아나려고 시도한 건 석 대입니다.

그러니까, 첫번째 차량을 훔쳐서 나오려고 했는데 바로 옆에 있던 버스와 접촉사고가 나자 겁을 먹고 다른 버스를 몰았습니다.

두번째 버스를 몰고 차고지까지 나오는데는 성공을 했는데 얼마 안가서 군경 합동 검문소가 보이자 골목길로 방향을 틀었거든요.

그런데 주차돼 있던 차량을 들이받고 역시 겁이나서 버스를 버리고 다시 차고지에 갔습니다.

세번째 버스는 성공을 했는데요. 세번째 버스를 몰고 경기도 일산, 자기가 살고 있는 일산으로 간 것입니다.

무려 18KM, 50여분을 면허도 없는 이 10대가 곡예 운전을 하며 질주를 한 거죠.

실제 중앙선도 많이 침범했다고 해요, 새벽 시간대라 차량이 없어서 다행이지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왜 서울역으로 가려고 했어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처럼 이유가 있나요?

【 기자 】
강군은 평소 무전취식을 일삼을 정도로 상습 절도범이었습니다.

이미 지난 8월 절도죄로 복역후 출소를 한 상태였고요. 출소 석달 만에 또 범행을 저지른 건데요.

평소 친구들과 서울역 열차, 손님이 내리면 잠시 정차해 있는 열차 카페 있죠?

그 안에서 물건을 훔치기로 친구들과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 날도 그런 이유로 서울역으로 가려고 했고요.

평소에 '버스를 훔치겠다'라고 호언 장담을 했는데, 즉흥적으로 버스를 훔친 것이죠.

【 앵커멘트 】
그런데 어떻게 운전을 그렇게 잘할 수 있죠?
저도 뉴스를 봤는데 상당히 잘하더라고요.

【 기자 】
이 친구, 범죄를 저지른 건 분명 잘못이지만 참 안타까운 10대입니다.

중학생인데 키가 150cm도 채 안되고요, 몸무게도 40kg밖에 안나가는 외소한 체형을 갖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외할머니랑 같이 살아왔는데요.

언제나 가난에 허덕였고 성격도 삐뚤어지면서 탈선의 길에 접어든 거죠.

운전대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이 친구는 평소 자동차 게임에 빠져 있었다고 합니다.

게임을 통해 감을 익혔다고 본인이 직접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실제 버스 내부 cctv에 찍힌 걸 보면 신호를 너무나 잘 지켜서 경찰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용감하다고 해야 하나요? 무모하군요. 그런가 하면 인천에서도 최루가스를 살포한 10대들이 잡혔죠?

【 기자 】
호신용 최루가스 아시죠?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최루가스. 10대들이 인천의 한 지하상가에서 이 최루가스를 살포하다 붙잡혔는데요.

화면 보시면 알겠지만 행인들이 코와 입을 막고 지나가는 게 보이죠.

심심해서, 장난삼아,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게 재미있어서 최루가스를 살포했다고 합니다.

요즘 10대들의 범죄를 보면요. 상당히 대범해지기도 했지만 이번 사건들처럼 즉흥적으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장난삼아 저지르는 범죄도 많습니다.

즉흥적으로 저지른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 앵커멘트 】
서기자, 또 안타까운 소식이군요. 바로 일주일 전에 이 자리에서 동반자살이 최근 늘고 있다고 우리가 짚었는데, 또 발생했어요?

【 기자 】
네. 동반자살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여의도 한 선착장에 여성의 시신 두구가 발견이 됐는데요.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두 시신이 줄로 허리가 꽁꽁 묶여 있었던 겁니다.

한 여성은 80대, 한 여성은 40대, 경찰은 이들이 모녀 사이라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모녀가 천과 고무줄로 서로를 묶고 한강에 뛰어내린 거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인천 부평에 살고 있었는데요,

딸이 정신지체 장애와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고요.

고령의 어머니가 죽게 되면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딸이 혼자 남게 되니까, 돌봐줄 사람이 없이 어렵게 고생하며 사느니 차라리 같이 죽자, 뭐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안타깝죠?

【 앵커멘트 】
일주일 전에, 경기도 포천에서도 외할아버지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손자와 함께 목숨을 끊었잖아요? 심각하군요.

【 기자 】
또, 있습니다. 8년 전 한국으로 시집 온 베트남 여성이 아파트 18층에서 두 자녀와 함께 투신했습니다.

부산에서 발생한 사건인데요. 7살 난 딸과 3살 된 아들과 함께 18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습니다.

한국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지만 그게 잘 안됐던 모양입니다.

문화적 차이 등 가정 불화가 자주 있었다고 하고요.

이혼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너무 힘든 나머지 안타까운 결정을 하게 된 거죠.

【 앵커멘트 】
왜 이런 동반자살이 최근 확산되고 있는 걸까요?

【 기자 】
최근 자살 유형을 보면요, 홀로 자살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동반자살이 많습니다.

병을 앓고 있는 자녀와 부모 간 동반자살,

그리고 생활고나 처지를 비관해 자녀들과 목숨을 끊는 형식의 동반자살이 많습니다.

3~4년 전에는 유명 연예인을 따라 자살하는 게 유행이었죠.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라고 해서 자신이 롤모델로 삼고 있거나 또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죽으면 따로 죽는 모방 자살이요.

그런데 최근에는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하는 동반 자살이 많습니다.

독거노인이 자살하는 경우도 많고요.

세상이 그 만큼 살기 힘들다는 거죠.

대선이 코 앞인데 정치인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대목입니다.

【 앵커멘트 】
다음주에도 혹시 동반자살이 발생하면 그 때는 전문가와 함께 분석을 해봐야겠네요. 서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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