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자몽주스와 약 함께 먹으면 안되는 이유는?
입력 2012-11-26 14:22 

아린 속을 달래주고, 들끓는 열을 내려주고, 쑤신 통증을 가라앉혀주고. 약은 아픈 몸을 어루만져준다. 하지만 약도 제대로 먹어야 약이 된다. 약은 일반적으로 미지근한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간혹 물이 아닌 음료, 특히 과일주스와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약과 과일주스의 구성성분이 인체 내에서 상호작용을 일으켜 체내로 적절히 흡수·배설되지 않아 약을 통한 적절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거나 오히려 약에 의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약과 과일주스가 인체 내에서 어떠한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이에 따른 주의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① 자몽주스_Ⅰ자몽주스와 약물의 상호작용 원인
최근 주스로 섭취가 늘고 있는 자몽은 포멜로와 오렌지의 교배종으로 아열대성 감귤이다. 자몽은 비타민C와 칼륨 함량이 높아 항산화 효과가 크고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을 예방하며 암세포의 발생과 증식을 억제해 항암효과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몽주스는 특정 성분이 함유된 약과 함께 복용할 경우 상호작용을 일으켜 약의 효능을 떨어뜨리거나 높여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다.
1990년 처음으로 자몽주스가 약의 흡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보도된 후로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이 수행돼 왔다. 자몽주스가 주로 약의 대사에 관여하는 여러 대사효소나 배출에 관여하는 장내단백질의 생성이나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사효소로는 CYP3A4가, 장내단백질로는 P-glycoprotein(P-gp)이 주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내 효소(CYP3A4)나 단백질(P-gp)의 활성이나 생성이 억제됨으로써 약물의 체외 배출이나 분해가 저해돼 결과적으로 혈액 내 약물농도가 증가하거나 약물로 인한 부작용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 자몽은 장내세포벽에 위치한 수송체인 유기음이온전달단백질(QATPs)을 억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수송체는 장관장에 있는 약물이 혈액으로 잘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자몽주스로 인해 수송체의 활성이 억제되면 약물의 흡수가 저해돼 약물의 혈중농도가 감소되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
자몽에는 여러 가지 유효성분들이 함유돼 있다. 그 중에서도 나린긴(naringin), 나린게닌(naringenin) 등이 CYP3A4 효소나 P-gp 단백질, OATPs 수송체에 영향을 끼쳐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키게 한다. 이 성분들은 모식물인 오렌지에도 함유돼 있다.
[참고=식약청·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약물의 효능에 영향을 미치는 과일주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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