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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희선 “남편과 딸, 든든한 지원군이죠”
입력 2012-11-25 09:31 

배우 김희선(35)은 1990년대를 기억하는 남자들에게 ‘여신과 같았다. 요즘에도 톱클래스 여배우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지만, 예전에는 정말 몇 명밖에 되지 않았다. 둘째로 꼽히면 서러워 할 여배우가 김희선이었다.
다가가기 어려울 것만 같았던 배우. 하지만 김희선은 시원시원했다. 예쁜 척도 없었고, 애써 속마음을 감추려고 하지도 않았다. 아이 키우는 주부니 당연한 것이라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라고?
제 매력은 솔직함이 아닐까 해요. 지금까지 가식은 없었던 것 같아요. 거짓말 하는 게 솔직히 제일 어려워요. 인터뷰에서 ‘연기란 제 삶의 일부죠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못하겠더라고요. 요즘 친구들은 잘 훈련 받아서 나와서인지 친해지기 어려운데 저는 빈틈도 많고, 거리감 있게 지내는 것도 못하겠더라고요. 맥주 한 잔 마시고 친구가 되는 거죠.”(웃음)
김희선은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는 솔직함을 이미 꽤 많이 드러냈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주량을 공개하고, 사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폭탄주를 좋아한다”고도 했던 기억도 있다.
최근 끝난 드라마 ‘신의로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희선. 우여곡절이 있었던 드라마는 아쉬운 시청률이긴 했지만, 무난히 항해를 마무리 했다. 시청률이 아쉽긴 해요. 하지만 마니아층이 두텁더라고요. 인터넷 게시판에 들어가 봤는데 우리 드라마를 보며 분석하는 정성에 깜짝 놀랐어요. 각 인물들을 잘 그려주고, 여러가지 것들을 잘 캐치해주셨더라고요.”
김희선은 다른 작품을 먼저 했을 법도 한데 김종학 PD와 출연 구두약속을 하고 오랫동안 기다렸다. 투자금 문제, 남자주인공 캐스팅 문제 등이 잇따라 발생해 방송이 언제 될지도 몰랐다.
김희선은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를 보고 자란 세대인데 김종학 PD님과 유지나 작가님을 향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며 같이 작업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또 살짝 이민호씨 등에 업혀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고 웃었다.

민호씨가 많이 도와줬죠. 처음에 10살 어린 민호와 호흡을 맞춰 안티 100만명을 끌고 가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생각보다 사람들이 ‘어울렸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저를 보고 신랑과 아이가 생각나게 하면 연기하기 힘들거든요. 작품에 방해될까봐 걱정했죠.”
이번 드라마로 팬들에게 제대로 복귀를 알리기도 했고, 남편과 아이, 시댁에 좋은 모습을 보인 것도 수확이다. 어머님도 너무 좋아하셨고, 신랑은 대본을 훔쳐서 보곤 했죠. 연아는 ‘엄마가 의사지? 저 아저씨 엄마가 구해주는 거지?라며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김희선은 다만 이민호와 키스신 이후 남편이 집에 안 들어가더라”며 이후 전개를 궁금해 하긴 했지만 안 봤다”고 폭로(?)했다.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이민호도 그렇고 네 눈빛도 싫어라고요. 차라리 그 시간에 운동을 하겠다고 하던데요. 키스신 있기 전까지는 방송 끝나면 ‘내 와이프지만 너무 예쁘다고 했는데 키스신 이후에는 안 보더라고요. ‘택시에 같이 나간 적이 있었는데 ‘키스신은 절대 안 된다고 했는데 현실이 되니 서운했나 봐요.”(웃음)
그래도 부부관계가 소원한 건 없다. 여전히 깨가 쏟아지는 듯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희선은 너무 자주 스킨십을 해주면 안 된다”며 결혼해서도 ‘밀당을 많이 해야 하는 것 같다. 일이 없어도 괜히 바쁜 척 나가기도 하고, 귀찮지만 꾸미려고 노력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선은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했다. ‘프로포즈, ‘미스터Q, ‘토마토 등 다수 작품의 여주인공을 통해 많은 남자들의 로망이 됐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립의 ‘신의를 하며 자신의 과거도 생각났을 것 같다.
김희선은 학창시절 추억은 없지만, 20대 때 활동을 해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정신없이 일한 걸 그 때는 후회하기도 했다. 매니저도 싫었고, 일도 대충하고 싶었고, 빨리 끝나고 친구들과 놀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최근 들어 든 아쉬움도 토로했다. 가장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딸을 공개했는데 네티즌들이 아이에게 못할 소리를 해 충격을 받았던 것. 김희선은 내게 너무 소중하고 내 눈에 너무 예뻐서 순수한 마음에 딸을 공개 했었다”며 그런데 ‘못생겼다는 등의 악플을 보니 딸을 공개한 걸 후회했다. 내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딸까지 욕을 먹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우리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후회가 들었다”고 가슴 아파했다. 하지만 김희선은 얼마 전에 느낀 건데 제주도에 화보촬영을 갔다”며 드라마를 하느라 6개월 정도 못 놀아줘서 딸을 데리고 갔다. 또래 아이한테 ‘우리 엄마 정말 예쁘지?라고 하는데 내가 이 아이를 위해서, 또 엄마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지난 2007년 3살 연상과 결혼한 김희선은 결혼 전후로 달라진 것에 대해서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느낌”이라며 솔로였을 때는 작품이 실패하면 혼자 집에서 다운돼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청률이 안 높아도 집에서 할 일이 있고 나를 봐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일이 잘 안 됐을 때 실망감이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부부에 대해 재밌는 표현을 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아무 때나 술 한 잔 하자고 부를 수 없는데 부부는 24시간 부를 수 있다. 부부는 ‘24시간 편의점처럼 언제나 편하게 즐겁게 찾을 수 있어서 좋다”고 웃었다. 아이를 사랑하는 김희선은 둘째 계획에 대해 아들 욕심이 많은데 시험관 아기 같은 방법으로 쌍둥이를 낳고 싶다”고 바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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