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쓸모없는 '생태통로' 왜 만드나?…세금만 '펑펑'
입력 2012-11-23 20:04  | 수정 2012-11-27 21:37
【 앵커멘트 】
야생동물의 안전을 지켜주는 생태통로. 수백억 원의 세금으로 만들었지만 쓸모없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경기일보 김규태 기자가 생태통로의 문제점을 진단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수원시와 용인시를 잇는 43번 국도입니다.

보면 차량 도로 같지만, 이 다리는 동물들이 오가는 생태 교량입니다.

규모나 외관 모두 호화스럽기까지 한 이 생태 교량에 무려 50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이 다리 아래로는 차량 통행이 끊이지 않아 소음과 진동이 온종일 이어집니다.

소리에 민감한 야생동물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겁니다.


특히 다리 주변에 인근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생태통로는 아예 끊겨버렸습니다.

▶ 인터뷰 : 박영숙 / 등산객
- "(야생동물들을)옛날에는 봤는데, 지금은 잘 안 보여요. 주변에 아파트가 많이 생겨서 그렇겠죠."

또 다른 생태통로의 사정도 마찬가지.

▶ 스탠딩 : 김규태 / 경기일보 기자
-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것처럼 수십억 원의 혈세로 만들어진 생태통로가 펜스로 허리가 잘린 채 개인용 텃밭으로 전락했습니다."

개인 땅처럼 활용되고 있지만 관리감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인근의 한 생태통로는 아예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경기지역에 설치된 생태통로는 육교형 32곳과 터널형 21곳 등 모두 59곳. 절반 가까이가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용도나 목적 없이 무조건 만들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정책 탓에, 혈세 낭비는 물론 야생동물들의 로드킬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기일보 김규태입니다.
영상취재 : 전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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