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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현희 “유세윤 우울증, 너무 빠른 성공 때문에…”
입력 2012-11-09 08:46 

이 정도면 ‘대박신이란 호칭이 아깝지 않다.
‘불편한 진실, ‘위대한 유산, ‘멘붕스쿨 등 ‘개그콘서트의 알만한 코너들은 전부 개그맨 황현희의 작품이다. 그의 낮은 목소리는 ‘풍자의 날카로움을 배로 높이고 ‘조사하면 다 나와, ‘왜 이러는 걸까요?, ‘어디갔어 이거 등 적절한 추임새는 긴장감 넘치는 코너를 순식간에 폭소케 한다. 최근엔 바람피는 남자들의 내면을 적날하게 폭로해 신변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아이디어 뱅크 황현희를 만나 성공 비결을 물었다.

Q. 새 코너 ‘막말자 반응이 뜨겁다, 성공 비결은?
A. 처음엔 반신반의 했다. 모두가 바람을 피는 건 아니기에 ‘일부의 이야기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걱정도 됐지만 분명 이런 오해를 받는 남성들, 혹은 이 같은 의심을 하는 여성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리얼하다, ‘왜 그런 비밀을 오픈하냐고 주변 친구들이 욕을 하더라. 남녀 각자 입장에서의 공감대 형성, 호기심 자극에 어필이 된 것 같다.

Q. ‘막말자 사례들, 경험담도 포함돼 있나
A. 아주 조금? 내가 바람을 핀 다는 게 아니라(웃음)…과거 애인이 있었을 때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 핸드폰을 꺼 둔 적이 있었다. 후배 개그우먼에게 연락이 오면 ‘왜 사적으로 연락하나 며 여자친구가 오해를 해 곤란했다. 주변에 워낙 바람피는(?) 친구들이 많고 남성들 내면의 습성을 잘 알기 때문에 코너 구성에 어려움은 없었다. 솔직히 남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바람을 필 때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들이다.



Q. 막말자 버전, 이별 전 남자들의 전형적인 행동 패턴은?
A. 문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자기야 잘 자~♥ 이런 식으로 보내던 문자가 ‘알았어. 잘 자. ‘너도 등 단답형으로 바뀌면 증후가 있는 것. 특히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며 애인 외 다른 약속들을 많이 잡는다면 의심해야 한다. 특히 그 친구가 ‘군대친구 ‘재수친구 같은 영역의 애인이 잘 모르는 친구라면 더욱 확실하다. 스타일이 확 바뀐다거나 향기가 바뀌었다면 100%다.
반대로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성이 생길 땐 안 해도 될 싱거운 말을 자주 한다. 싱거운 문자도 자주 보낸다. ‘자니? ‘어디야? ‘밥은 먹었어? ‘그 영화 재미있더라 등 굳이 안 물어봐도 되는 안부 문자가 잦아진다. 자신의 모임에 가자는 등 자꾸 엮어가려고 하고 슬쩍 떠 보는 말도 자주 한다.

Q. ‘아이디어 뱅크 로 유명하다, 어디서 영감을 얻나
A. 항상 주변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영화를 보더라도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의 표정, 행동까지 지켜보는 버릇이 있다. 사람 만나는 걸 워낙 좋아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이를 되새긴다. 한 번은 카페에서 무작정 녹음기를 켜놓고 이 사람 저 사람의 이야기를 닥치는 대로 녹음해 들은 적도 있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 하나 하나가 아이디어의 원동력이 됐다.

Q. 망가지는 개그를 잘 안 한다, 황현희만의 개그 스타일?
A, ‘꽁트 코너도 한 적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황현희 식 말로 하는 코너들이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공감대를 형성하고 모두가 알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들을 시원하고 위트 있게 포착한다. 아직까지 망가지는 개그는 한 적이 없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또 잘 하는 개그 분야가 있다. 나의 경우는 몸 보다는 말과 머리로 하는 개그가 적성에 맞는 것 같다.

Q. 황현희는 노력파? 천재? 너무 쉽게 개그한다는 평도 있다
A. 실제 엄청난 노력파는 아니다. 순간 집중력이 좋은 편이라 오랜 시간 한 곳에 앉아 있거나 인내심은 없다. 2~3시간 바짝 집중해 회의하고, 스트레스 보다는 즐기면서 한다. 그렇다고 열심히 안 하는 건 아니다. 항상 아이디어를 짜는 습관이 있어 유형이 다른 것 같다.

Q. ‘절친 이자 ‘뼈그맨 유세윤 역시 비슷한 유형, 부러운 건 없나
A, 유세윤은 개그맨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다.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즐기는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운이 좋은 이는 유세윤이다. 그 역시 일을 즐기면서 하는 편인데 시작부터 ‘복학생 캐릭터로 빵 뜨고 일찌감치 스타가 됐다.
하지만 부럽진 않다. 너무 어린 나이에 부와 명예, 결혼과 아이 등 누릴 수 있는 너무 많을 걸 가졌다. 30대 초반에 이 모든 걸 이룬 이는 많지 않다. 때문에 허망감에 빠지기 쉽고 슬럼프도 빨리 와 우울증이 온 것 같다. 너무 이른 성공은 오히려 재앙이다.

Q. 살인적인 스케줄,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면?
A. 평소 워낙 여행다니는 걸 좋아해 여행을 떠나고 싶다. 가까운 제주도라도 좋다. 워낙 남들 쉴 때 더 바쁘게 일하는 직업이고 경쟁 또한 치열하다. 현재 삶이, 또 개그가 좋고 행복하지만 때때로 휴식 차 여행을 떠나고 싶다. 혼자 하는 여행도 큰 즐거움이 될 것 같다.

Q. ‘새코너 준비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A. 올해까지는 ‘막말자 코너에 집중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불편한 진실이 벌써 1년 반을 넘었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새 코너를 구상 중에 있다. 내년 2월쯤 ‘꽁트 형식의 새 코너를 구상하고 있긴 하다. 연말에는 ‘개그콘서트 및 개그 공연으로 바쁠 것 같다. 특별한 사적인 스케줄은 잡힌 게 없다.
동료들이 연기, 가요 등 타 분야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지만 나의 경우는 전혀 관심 없다. 먼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공개 개그에만 행복함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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