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총알도 못 빼는 군병원 '황당'
입력 2012-11-07 20:04  | 수정 2012-11-07 21:23
【 앵커멘트 】
군인이 경계 근무를 서다가 총상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군 병원에서는 의사가 없다고 민간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라고 하고, 그 비용도 해당 병사 가족이 부담해야할 지도 모릅니다.
황당한 군 병원의 실태를 오지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거의 떨어져 나가다시피 된 왼쪽 팔꿈치와 움푹 팬 허벅지.

가슴에 선명하게 남은 수술 자국에 우울증까지.

김태일 이병은 지난 6월 소초에서 불침번을 서던 중 선임병으로부터 4발의 총탄을 맞았습니다.

김 이병은 곧바로 군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수술을 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김우중 / 김태일 이병 아버지
- "(담당 군의관한테) 지금 뭐하고 있냐 어떻게라도 처치를 해야 할 거 아니냐 수술 안들어가냐. 얘기를 했더니 자기들은 여기(군 병원)에서 수술을 할 수가 없다는 거에요."

수술이 가능한 민간 병원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병원을 찾느라 무려 4시간이 지체됐고, 과다 출혈로 자칫 목숨까지 잃을 뻔했습니다.

▶ 인터뷰 : 김태일 / 총상 입은 이병
- "진짜 군에서 죽으면 개죽음이라는 얘기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친구들도 제 사건 보고서는, 군대 어떻게 하면 공익이라도 빠질 수 있는지 그런 거 알아보고 있고…."

현재 전국 14곳의 군 병원에 근무하는 군의관은 2천 5백 명, 이 가운데 총탄으로 인한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는 겨우 2명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김영철 / 대한외상학회 외상외과 전문의
- "군대처럼 명령에 의해서 의사들의 지위가 왔다갔다하는 그런 시스템에서는 장기 근무할 의사가 없을 겁니다."

황당한 일은 여기서그치지 않습니다.

1차 중간 정산 결과 총 진료비 4천 7백만 원은 다행히 군에서 납부했지만, 군 조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수천만원을 부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 강군을 외치며 올해 투자된 국방 예산은 33조 원. 총탄을 맞은 병사 수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우리 군의 현주소입니다.

MBN 뉴스 오지예입니다. [calling@mbn.co.kr]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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