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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톡식 `록스타`의 발아를 목격하라
입력 2012-10-26 14:55 

지난 해 KBS ‘밴드서바이벌 탑밴드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세상에 나타난 톡식(Toxic, 김정우 김슬옹)이 1년 간의 침묵 끝에 데뷔 앨범 ‘퍼스트 브릿지(First Bridge)를 발표했다. 톡식은 보컬과 드럼이라는 독특한 팀 구성과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 아이돌 못지않은 비주얼, 부족함 없는 연주실력과 송라이팅 실력까지 비단 밴드 신 뿐 아니라 가요계 전체에 기대를 한몸에 받기 충분했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이들에게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슬럼프였어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대거 쏟아지고 이들 프로그램 출신들이 자신들의 앨범을 내고 활동을 하는걸 보니 위축이 됐던 것도 있고,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우리 두 사람끼리 티격태격 하는 경우도 많았죠. 곡은 계속 썼지만 의욕은 없는 시간들이 한동안 계속 됐어요.”(김정우)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가장 컸다. 애초 밴드였지만 방송을 통해 데뷔를 하고, 나이 역시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과 비슷한 까닭에 이들을 음악하는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었다. 기대도 오해도 이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톡식의 첫 앨범은 스스로가 ‘가장 톡식스럽다고 말하는 ‘겟 아웃(Get out)과 타이틀곡 ‘외로워, 시부야케이 스타일의 ‘질려, 경쾌한 브리티시록 스타일의 ‘노모어(No more) 등 장르적으로 철저히 안배한 듯 한 인상이 강하다.
사실 마인드를 많이 바꿔야 했어요. 그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게 사실이죠. 우리는 뮤즈, 콘, 린킨파크, 피아 같이 음악만 잘하면 되는, 그런 밴드를 꿈꾸는 사람들었는데 우리의 상황들이 우리의 생각들을 조금씩 바꿔가는 것이 느껴졌거든요.”(김정우)
실제로 타이틀곡 ‘외로워는 대중성을 고려한 인상이 강한 노래다. 후렴구를 심플하게 편곡에 곡 전면에 템포를 느리게 해 배치하는 방식의 대중적인 구성으로 완성시키기도 했다.

우리는 록밴드라는 정체성을 스스로에게도 대중들에게도 인지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는 결론이었어요. 그 적정선은 찾는 게 필요했던 거죠. 알파벳(rphabet)이라는 프로듀서를 만나고 사운드 방향성에 대해 어느정도 적정선을 잡게 됐죠. 스무곡 이상을 작업했는데 결국 최종적으로 다섯 곡을 추렸죠.”(김슬옹)
‘탑 밴드 출신으로 우리나라 록 신의 기대주라는 부담에 역행하는 것일지 모르지만 이들은 록 밴드의 음악보다는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게 먼저라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이들이 발견한 록밴드의 진정성이었다.
사실은 주의 분들에게 굉장히 죄송한게 많은 것 같다. 우리에게 기다리는 분들도 많았고, 그러 것에 있어서 부응을 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앨범에 최대한 재미를 주려고 생각했던 것만은 사실이에요.”(김정우)
‘겟 아웃의 일렉트로닉 리믹스를 앨범에 실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록이라는 게 어느 정도는 고정관념들인 것 같아요. 물론 기본적인 장르적 특징이야 벗을 수 없겠지만 밴드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게 록 음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김슬옹)
대한민국에는 록 밴드는 많은데 록 스타는 없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록 음악이라는 장르적 성격에 맞는 자유로운 마인드와 스타라는 대중적인 인지도, 또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애티튜드를 가진 팀이 없다는 뜻일 게다. 실제로 아직 완전히 발아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모습에서 록스타가 되는 첫 단계를 목격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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