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시월에'는 1999년부터 시작해 13년 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시월에 눈내리는 마을' 콘서트가 올해 처음 페스티벌로 새롭게 탈바꿈해 펼쳐졌다.
이번의 변화는 그간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개최되던 장소를 난지한강공원으로 옮긴 것을 비롯해 3~4팀의 라인업을 12팀으로 대폭 확장, 특히 발라드 뿐 아니라 다이나믹 듀오 & 사이먼디, 리쌍 & 정인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을 영입함으로써 ‘로맨틱을 넘어 ‘감성을 노래하는 공연으로 의미를 넓히는데 주력했다.
이런 변화를 가장 먼저 인식하고 이끌어 준 것은 역시 관객이었다. ‘시월에 첫 라인업 공연 시간이 오후 2시 20분 임에도 불구하고 오전 11시부터 몰려든 관객들은 입장하자마자 너나 할 것 없이 돗자리를 펴며 ‘시월에 특유의 자유를 만끽하기 시작했다. 일부 관객들은 무대 앞 스탠딩 구역을 사수하기 위해 전날부터 밤을 새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주최측의 가이드 없이도 앞에는 스탠딩, 뒤쪽에는 대규모 돗자리 좌석이 자연스레 형성되는 장관은 관객 스스로 페스티벌로 변화된 ‘시월에의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특히 올해 ‘시월에는 연인 관객이 80%를 차지했던 기존의 관례를 깨고 ‘가족 관객이 3~40%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공연장에 쉽게 동석하지 못하는 영유아를 시작으로 초등학교 자녀들과 함께 한 관객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 CJ E&M 콘서트 사업부 측은 시월에 13년 역사 동안 프러포즈로 시작해 출산 소식을 알린 커플들이 상당하다. ‘시월에로 인연을 맺은 많은 커플들의 자녀 연령 층이 딱 유아부터 초등학교까지이다”라고 그 이유를 귀띔했다. 실제 2살이 갓 넘은 자녀를 둔 한 가족 관객은 결혼 전 첫 데이트가 바로 ‘시월에 콘서트. 남다른 의미가 있어 매년 찾고 싶었지만 콘서트 장에 아이를 데려가기가 매우 부담스러웠다. 올해는 페스티벌로 바뀌어 난지한강공원에서 개최되니 피크닉처럼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어 편안하다”고 즐거워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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