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충치 수면치료 사망'…여전히 무방비
입력 2012-10-12 20:03  | 수정 2012-10-12 21:40
【 앵커멘트 】
얼마 전 수면 마취를 하고 충치 치료를 받던 어린아이가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MBN 취재 결과, 이런 사고에도 아무런 방지 대책 없이 수면 치료는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수면 치과 치료 현장을 박유영 기자가 고발합니다.


【 기자 】
끝없이 흐르는 눈물과 한숨.

두 달 전 32개월 된 딸을 하늘로 보낸 이 모 씨는 아이가 옆에 없다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현장음))
이 씨 / 고 강명원 양 어머니: 아직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사고 전으로) 돌아가고 싶고.

충치가 있던 명원이는 수면 마취 상태에서 치료를 받다 호흡이 멈춰 끝내 숨졌습니다.


▶ 인터뷰 : 이 씨 / 고 강명원 양 어머니
- "의사는 제가 '부작용은 없나요?' 얘기했을 때 '졸려 할 수 있다'가 부작용이었어요."

이씨가 더 기막혔던 건 진료기록이었습니다.

명원이에게 모두 4종류의 진정제나 마취제가 투여됐는데 식약청 기준치의 최소 2배가 넘는 양이 사용된 겁니다.

해당 병원은 정상 진료 중이었습니다.

▶ 인터뷰 : 사고 병원장
- "시시비비를 밝혀야죠. 만약 (약물을 잘못 사용한 탓이면) 그동안 애들이 다 죽어나갔게요?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질 테니 돌아가 주세요."

MBN이 서울 시내 치과를 취재한 결과, 아무런 대책 없이 수면 치료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현장음))
기자: 부작용은 없어요?
A키즈치과: 부작용? 교과서에는 있죠. 애들 봤을땐 딱히 (없어요.)
기자: 마취전문의는 있나요?
A키즈치과 : 따로 없어요. 이건 마취가 아니고 진정치료, 수면 진정치료(라 괜찮아요.)

어떤 치과는 아예 수면유도제를 주며 집에서 먹이고 재워오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현장음))
도화진 / 경기 화성시: 그걸 (아이에게) 먹여서 데려오라고 하더라고요. 의사나 전문의가 직접 다뤄야 할 것 같은데 제가 먹여서 애를 데리고 간다는 건 지금 생각하면 섬뜩하죠.

▶ 인터뷰 : 홍기혁 / 상계백병원 마취전문의
- "진정이 조금 깊어지면 마취거든요. 이걸 너무 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겁니다."

수면 진료를 선택할 때는 병원에 응급구조 장비가 있는지, 환자의 호흡과 혈압을 감시하는 전문가가 따로 있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shin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