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 뺀다던 재벌 '빵집'들…여전히 '영업중'
입력 2012-10-12 20:03  | 수정 2012-10-12 21:15
【 앵커멘트 】
다 철수하겠다던 재벌그룹 빵집, 약속을 지켰을까요?
골목 상권을 넘본다며 비난받던 재벌들의 빵집은 여전히 성업 중이고, 일부 기업은 투자를 늘리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상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롯데마트 매장에 들어선 빵집 '보네스뻬'입니다.

빵 포장지 뒷면에 표기된 제조원은 '롯데브랑제리'.

롯데쇼핑이 90% 이상의 지분을 가진 롯데 계열사입니다.

롯데는 지난 1월 말 대기업 골목 상권 침해 논란으로 빵 사업을 접겠다고 선언했었지만, 계열사인 롯데브랑제리를 통해 제빵사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 인터뷰(☎) : 롯데 관계자
- "(보네스뻬) 지분은 쇼핑이 가지고 있죠. 물론 쇼핑의 지분 일부는 오너들이 가지고 계시죠. 매장이 많이 늘어나고 제품의 표준화, 식품 위생문제 같은 게 발생해서, 그런 문제까지 떠안을 수 있는 데가 있다면 (매각을) 검토할 수는 있겠죠."

신세계도 너나할 것 없이 롯데를 꼭 빼다박았습니다.


이마트에 입점한 빵집 '밀크앤허니'와 '데이엔데이'에 진열된 빵의 제조원은 '신세계 에스브이엔'입니다.

이명희 회장의 딸인 정유경 부사장이 40%의 지분을 가진 신세계 계열사입니다.

부당 지원에 따른 최근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으로 정 부사장이 지분을 모두 매각해도 계열사인 조선호텔이 여전히 최대주주여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잠재울 수 없어 보입니다.

▶ 인터뷰(☎) : 신세계 관계자
- "정유경 부사장의 지분 40%는 정리를 할 겁니다. 최대 주주는 조선호텔이 45%, 정유경 사장이 40%를 가지고 있었어요. 이 부분이 자꾸 대주주들이 쉽게 돈 벌기 위한 게 아니냐 오해가 있어서…."

삼성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운영하던 베이커리 체인 '아티제'를, 현대백화점그룹이 '베즐리'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 스탠딩 : 이상범 / 기자
- "골목 상권 철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새롭게 진출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CJ계열사인 CJ NCT가 강남에 운영하고 있는 일식집 '우오', 서울 수도권에 있는 중식당 '몽중헌'이 대표적입니다.

게다가 롯데의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담배소매인 지정을 가맹점이 아니라 아예 대놓고 법인 이름으로 받아 골목 담배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회사 대표가 소매인으로 등록된 편의점도 91개나 됐습니다.

▶ 인터뷰 : 롯데그룹 코리아세븐 관계자
- "법인 대표자 이름으로 교부하는 오류가 발견됐습니다. 이 부분을 다시 법인 명의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 스탠딩 : 이상범 / 기자
- "정치권 경제 민주화의 핵심은 재벌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는다는 것입니다. 재벌 빵집들이 여전히 영업 중이라면 경제 민주화의 목소리는 힘이 실릴 수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 boomsang@naver.com ]"

영상취재: 강두민·배완호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