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후죽순' 의류수거함, 도심 '흉물'로 전락
입력 2012-10-11 20:03  | 수정 2012-10-12 06:15
【 앵커멘트 】
헌옷 처리해야 할 때, 동네 의류수거함을 많이들 찾으실 텐데요.
그런데 이 의류수거함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도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신림동의 한 주택가.

골목마다 설치된 의류수거함 근처엔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덕지덕지 광고 전단이 붙어 있는가 하면,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녹이 슬어 흉물스럽기까지 합니다.

심지어 수거함 안엔 옷가지 대신 쓰레기가 들어 있기도 합니다.


수거함의 크기와 모양, 색깔도 제각각.

시민들의 불만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신병현 / 서울 신림동
- "주위가 엄청나게 지저분하고 냄새 나고…. 별의별 걸 다 갖다 집어넣나 봐요. 재활용이 잘 안 되는 것 같고…."

의류수거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그 개수는 현재 서울 시내에만 2만 3천여 개에 달합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제가 200미터도 채 안 되는 골목길을 걸어왔는데요. 서로 다른 단체가 설치한 의류수거함이 7개나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20개 구엔 아직 의류수거함 관리·운영 규정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관리감독을 안 하고 민원이 들어오면 철거를 하죠. 1년에 한두 건 들어오던 민원이 (요즘엔) 하루에 80퍼센트가 이 민원이에요."

의류수거함은 대개 장애인단체와 보훈단체에서 설치해 관리하고 있는데, 수익금이 얼마인지 또 어떻게 쓰이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만든 의류수거함이 도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영상편집 :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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