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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선하기만 하다고? 이보다 탄탄할 수 없다…‘더 솔루션스’
입력 2012-10-04 16:52 

다른 듯 비슷한 느낌의 음악이 인디씬을 지배하고 있는 요즘, 한 번 들으면 귀에 확 꽂히는 신선한 음악이 다가온다. 프로젝트 그룹 솔루션스(Solutions). 뜨거운 여름에 잘 어울리는가 싶으면서도 코 끝을 서늘하게 스쳐 지나가는 가을 바람의 시원함과도 여간 잘 어울린다.
인디씬의 잔뼈 굵은 천재 아티스트 나루와 호소력 있는 가창력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한 박솔이 의기투합한 솔루션스는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소문난 팀이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트페이퍼에서 진행한 인디 뮤지션 지원 프로젝트에 발탁된 행운의 주인공, 박솔의 미니앨범 프로듀싱을 나루가 맡게 된 것. 우연한 만남은 두 사람을 솔루션스 프로젝트로까지 이끌었다.
팀명을 짓게 된 배경 역시 평범한 듯, 특별하다. 짧고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어느 날 나루 형이 ‘솔루션스라는 의견을 내놨는데, 좀 건방져보이는 듯 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느낌이 좋았죠.”(박솔)
박솔의 ‘솔과 나루의 ‘루를 따서 만들게 됐지만 물론 음악적인 의미도 담겨있다. 우리 각자, 그리고 팀 활동의 연결고리의 해법, 해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솔루션스라는 의미와도 연결됐죠.” 팀명을 딴 첫 앨범 타이틀은 ‘더 솔루션스다.

이들의 음악은 오아시스, 블러와 같은 90년대 브릿팝부터 위저, 스매싱펌킨스로 대변되는 미국식 얼터너티브, 21세기형 일본 대중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이 혼재된 복합 장르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모던록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선하게 들렸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한국의 다른 밴드들과의 차별성을 주고 싶었죠. 우리가 원래 좋아했던 영미권 음악을 우리 방식대로 재현, 재해석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많은 곡들을 들으며 영향을 받았습니다.”(나루)
기존엔 어쿠스틱 포크 음악을 했었는데 사실 정말 하고 싶었던 건 솔루션스 음악에 가까웠어요.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기존 이미지에 너무 갇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변화를 주고 싶었죠. 변신이 두렵진 않았어요.”(박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일이라, 비단 솔루션스만의 고충이 아닌 모든 예술인들이 평생 풀어가야 할 숙제와도 같지만 나침판이나 바로미터 없이 차별화 된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처음엔 좀 막연했죠. 일단 준비해보고 판단하자는 생각으로 데모를 열심히 만들어봤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구심점이 될 만한 곡이 나온 느낌이 들어 우리만의 색을 찾게 됐죠.”(나루)
물꼬를 트게 해 준 곡은 2번 트랙 ‘Talk, dance, Party for love였다. 담백하면서도 인상적인 곡이 나왔단 생각이 들었죠. 임팩트 있는 곡을 써보자 생각한 뒤 그런 느낌으로 만들어갔습니다.”(나루)
단번에 눈에 띄는 점은 기존과 달라진 박솔의 보컬이다. 이는 박솔의 처절한 전략과 노력의 부산물이다.
솔로로 활동할 때는 소리를 예쁘게 내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무난하고 평범한 보이스였죠. 솔루션스를 결성하면서 우리 팀을, 우리 음악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보컬을 만들고 싶었어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던 보컬 색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데모 작업까지 6개월 정도 걸렸다는 솔루션스의 처녀작은 군더더기 없는 짜임새가 돋보인다. 초반에 귀를 확 끄는 실험적인 곡들로 시작, 담백하고 계속 듣고 싶어지는 곡들로 배열한 트랙 리스트도 인상적이다.
타이틀곡 ‘Lines는 평면적인 리듬감에 수려한 코드 진행이 더해진 모던록 넘버로, 기교를 배제한 채 건조하게 노래하는 박솔의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단 한 차례 공연으로 이들의 대표곡으로 떠오른 ‘Silence는 서정적인 도입부를 시작으로 변화무쌍한 연주가 감상 포인트다.
이밖에 ‘Sounds of The Universe, ‘Talk, Dance, Party for Love, ‘Brand New Day, ‘Otherside, ‘미로 등 총 11 트랙이 수록됐다.
억지로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들면 작업을 멈췄어요. 자연스럽게 나오는 곡들만 추렸죠. 반드시 차별성을 둔 특별한 음악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각자 색이 뚜렷한 두 사람이 만나서 조율해가며 진행해 간 과정이었죠.”(박솔)
자연스러움 속에서도 확 꽂히는 음악. 하지만 소비성 음악이 아닌, 계속 듣고 싶어지는 음악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영어 가사는 팬들에게도 고충(?)이다. 벌써부터 가사 외우기 포기했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라 하자 빙긋 웃는 그들은 분위기 자체가 영어에 더 어울렸던 것 같다”며 너그러운 이해를 당부했다.
지난 달 23일 첫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솔루션스는 오는 21일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12 무대를 통해 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과 호흡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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