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중 화장실 손 건조기…세균 감염의 온상
입력 2012-09-25 20:03  | 수정 2012-09-25 20:52
【 앵커멘트 】
요즘은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면 건조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휴지도 아끼고 바람으로 말리면 더 깨끗할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화장실 공기를 그대로 이용하고, 청소조차 할 수 없는 건조기는 그야말로 세균의 온상이었습니다.
김태일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지하철 공중화장실.

손 건조기의 흡입구를 몇 번 닦아내자 까만 먼지가 묻어 나옵니다.

동대문에 위치한 한 대형쇼핑몰 공중화장실도 사정은 마찬가지.


손 건조기의 덮개를 열자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먼지 속에는 곤충의 사체도 있습니다.

손 건조기를 관리상태가 어떻기에 이렇게 많은 먼지가 나오는 것일까?

▶ 인터뷰 : 정기봉 / 손 건조기 관리업자
- "손 건조기를 누가 관리하느냐 그러면 주체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은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는데…."

공중화장실의 손 건조기는 화장실 공기를 빨아들여 다시 내뿜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때문에 건조기의 구조상 내부오염은 피할 수 없다는 겁니다.

손 건조기의 내부를 살펴보려 해도 불가능합니다.

▶ 인터뷰 : 정기봉 / 손 건조기 관리업자
- "누구도 이걸 뜯어서 청소를 (할 수 없죠.) 부수기 전에는 청소가 불가능해요. 본드로 붙여놨잖아요."

공중화장실 5곳의 손 건조기를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2곳에서 식중독과 폐렴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습니다.

세균이 어떻게 감염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제로 형광물질을 손 건조기의 송풍구 주위에 발라봤습니다.

30초 동안 손 건조기의 바람을 쐤더니 손바닥 곳곳에 형광물질이 묻어 있습니다.

이 손으로 음식물을 먹는 상황을 재연해 봤는데 형광물질이 음식물은 물론 입 주위까지 묻어나왔습니다.

세균은 송풍구를 통해 손으로 옮겨 붙고, 이는 다시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이은정 /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
- "(건조한) 손으로 음식이나 이런 것들을 먹게 되면 음식이 오염이 돼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항균기능이 포함된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손 건조기 판매상인) 비싸기만 하지 별 차이가 없죠.

기자) 손 건조기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손 건조기 판매상인) 크게 관리할 것 없죠.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손 소독기의 위생상태.

건강을 위한 위생용품이 관리 소홀을 틈타 세균감염원이 돼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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