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치매’ 의심된다면 초기에 잡아야
입력 2012-09-19 10:25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최모씨(72세)는 지난 3월 장을 보기 위해 잠시 외출한다는 노모의 말을 듣고, 하루가 다 지나도록 귀가하지 않은 노모 때문에 가슴을 졸였다.
몇 개월 전부터 노모의 행동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 적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한 것이 오류였다. 노모를 모시고 병원에 찾아가 검사를 받아보니, 의사가 ‘치매 판정을 내렸다.


치매는 병이 진행되면서 기본적인 일상생활 능력 및 운동 장애까지 초래되는 대표적인 신경정신계 질환으로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노인에게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지만 요즘에는 40~50대의 치매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치매는 방금 기억했던 것을 되새겨 떠올리지 못하는 건망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전 일에 대해 기억이 상실되면서 자신의 주소, 이름까지 모르게 된다. 또한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현재 몇 시 인지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게 될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언어장애가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치매가 더욱 진행되면서 얘기하는 능력을 잃게 되며, 사물의 명칭과 문자의 결합, 외부언어를 이해하고 그것에 따른 수행능력, 일상적인 대화능력 마저 상실하게 된다.
치매 초기에는 최근의 일들에 대한 기억력이 저하되며, 차차 기억·이해·판단·계산 등이 둔해진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는 일상생활에서 대인관계에 큰 문제점이 없을 정도여서 치매를 판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치매는 그 원인에 따라 진행되거나 진행되지 않는 것이 있고, 증상이 나을 수 있는 것과 계속 악화되는 것이 있다. 원인에 따라 전체 치매의 약 5~10%정도는 완치될 수 있다. 완치시킬 수 있는 치매증으로는 알코올 중독, 갑상선 질환, 비타민 B6결핍 등의 대사성 혹은 결핍성 질환, 중금속 및 독극물 중독, 뇌종양, 정신장애(우울증, 정신질환 등)가 있다.
평소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 성인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만약 이들 질병이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됐다면, 치매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치매는 조기진단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 질병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인 인지재활치료를 실시하면 인지능력의 소실을 최대한 더디게 할 수 있다. 인지 재활치료는 손상된 뇌 기능의 회복을 위한 치료와 남아있는 기능을 이용해 소실된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오늘 날짜나 요일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알 수 있는 정보를 준 후 곧바로 물어보고 1~2초 후에 물어보고 10초 후에 물어보는 식으로 시간차 회생훈련을 한다.
또한 식사하기, 옷 입기, 세수하기, 몸단장, 화장실 사용법(배변훈련) 등 일상생활 동작 훈련을 통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이 가능 할 수 있도록 해, 자아 존중감을 향상 시켜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노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요통, 어깨 통증, 무릎 통증 등 근골격계 통증의 예방을 위해서도 근력이 중요하다. 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치료가 필요한데, 일대 일로 운동하는 것 보다는 순응력이 쉬운 그룹단위로 운동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
운동치료는 치매환자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줄뿐만 아니라 불안과 우울증을 완화시켜 치매의 진행속도를 지연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유라 서울특별시북부병원 과장(정신건강의학과)은 노인 치매환자의 경우 질병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재활치료를 실시한다면, 남아 있는 인지능력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고, 질병의 진전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다”며 일상생활에 흔히 쓰이는 용품들을 이용해 간단하면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시행해야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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