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종각 지하상가 가스누출, 대규모 인명사고 날뻔
입력 2006-09-08 20:22  | 수정 2006-09-08 20:22
자칫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가스누출 사고가 서울 한복판인 종각역 지하상가에서 발생했습니다.
상인들의 긴급한 대처로 대형사고는 면했지만 지하상가 관리부실의 실태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취재에 이혁준 기자입니다.


오늘 오후 5시경 서울 종각지하상가 가스누출 사고현장.


지하도 안에 갇힌 시민들이 종종걸음으로 나오고 통행이 재개됐지만 불안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불과 1시간 전 일산화탄소로 인해 60여명이 구토 한 뒤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인터뷰 : 박기춘 / 종각역 상가 주인
-"미동을 못했어요. 움직이질 못했죠. 12호 상점의 한 아가씨는 움직이질 못했어요."

냉온수기를 통해 에어콘 바람이 나오는 환풍기 바로 아래에 있는 가게주인부터 쓰러지기 시작해 지하상가 점포에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사고원인은 기계실의 냉온수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인터뷰 : 강두원 / 종로소방서 구조진압과장
-"냉온수기를 가동하다가 불완전연소로 일산화탄소가 유출돼 발생한 사고입니다. 연탄가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금만 늦게 기계를 멈췄다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장시간 노출된데다 몸이 약한 여성들은 일산화탄소 중독이 심해 중환자실로 이송됐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기계실을 맡고 있는 담당자는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유병환 / 상가 기계실 관리소장
-"저희는 그때까지 모르고 기계 돌리고 있다가 상가 번영회장이 기계를 껐으면 한다고 해서 껐죠."

상가 내에는 가스감지기가 있지만 일산화탄소는 감지할 수가 없어 있으나마나입니다.

가스누출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밀폐된 공간이지만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줄 방책은 전혀 없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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