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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혜수 “전지현과 비교 서운하냐고요?”
입력 2012-07-24 11:16 

한·중 연합 도둑 10인이 마카오 카지노에 감춰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이야기를 담은 최동훈 감독의 신작 ‘도둑들. 많은 이들이 눈에 띄는 배우 전지현에 찬사를 보낸다.
극중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을 연기한 전지현은 통통 튀는 매력을 제대로 어필하고, 오랜만에 관객의 호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전지현 뿐 아니라 작전설계자 마카오박 김윤석이나 극 전반에 묘한 향기를 전하는 금고털이 전문 팹시 김혜수 등 모든 캐릭터를 눈여겨보게 한다.
어느 캐릭터에 집중해서 보느냐에 따라 영화는 또 다른 매력을 오롯이 전달한다는 다른 의미다. 하지만 혹자는 극중 전지현과 미모 대결을 한 김혜수가 한쪽으로 쏠리는 스포트라이트에 서운해 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김혜수(42)는 개의치 않아했다. 배우는 일희일비할 수 없어요.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냈느냐는 거예요. 과정을 기쁜 마음으로 배우고 느끼죠. 관객의 평가는 매우 정확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지현씨가 엄청난 준비를 했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어요. 지현씨도 이 작품을 알아보고 참여한 것이기도 하고요.”(웃음)
김혜수는 사실 영화 ‘도둑들에 참여하기 전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만 아니라 못하겠다”고 최동훈 감독에게 통보도 했다. 팹시가 가진 매력을 제대로 발산할 수 있을 지 걱정했기 때문이다.

팹시는 최동훈 영화의 새로운 지점과 맞닿아 있는 캐릭터에요. ‘이 인물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나?라는 생각에 자신감이 제로(0)로 떨어졌어요. 드러나지 않는 에너지를 끝까지 유지해야 하는 게 힘들 것 같아 못하겠다고 했죠. 감독님이 ‘마치 사랑하는 연인에게 준비되지 않은 이별 통보를 받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거절하고 왔는데 다시 본 시나리오가 달라 보이더라고요. ‘이 역할은 어려운 게 맞아. 힘들겠지. 하지만 가능성은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벽에 ‘감독님 팹시 제가 해야겠어요라는 문자를 보냈죠.”(웃음)
김혜수는 자신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다들 용기를 내고 이 영화에 참여했을 거라고 단언했다.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아는 배우들과 함께 하며 느낀 건 적당한 욕심을 세울 줄은 알지만, 불필요한 욕심은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즐거운 촬영이 또 있었을까. 김혜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던 촬영장의 기억을 전했다.
전지현의 청량감, 김수현의 신선함 등을 눈앞에서 바로 봤어요. 김윤석, 임달화, 김해숙 선배의 연기를 본다는 것도 대단했죠. 캐릭터를 보기도 하고, 촬영이 끝나면 또 현실의 다른 매력도 관찰할 수 있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너무 특별한 작업이었죠.”(웃음)
이런 즐거운 환경과 캐릭터를 만들어준 최 감독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관객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온 마음을 빼앗길 캐릭터를 만든 게 너무 좋다”고 감탄했다.
최 감독님은 혼자 6시간을 떠들어도 지루하거나 질리지 않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잡담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말들이기도 하죠. 일할 때 감독으로서 가장 멋져 보여요. 배우들은 주관적이라 모호한 지점이 있는데 감독님은 명쾌하고 정확하시죠.”
1985년 광고모델을 시작으로,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오랜 세월 연예계에 몸담은 그도 개봉을 앞두고 긴장을 할까. 그는 가혹한 평가를 받은 작품은 나중에 반드시 참고를 한다”면서도 영화 촬영을 준비하고 호흡을 맞춰 연기를 하면 그게 다일뿐”이라고 했다. 책임감은 느끼지만 그렇다고 흥행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란다. 물론, 흥행이 잘되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보너스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웃었다.
연인이었던 동료배우 유해진과 결별한 김혜수. 독신주의자는 아니라고 한 그에게 이상형을 물었다. 극중 톡 쏘는 매력도 가진 팹시처럼 톡 쏘는 애정관을 전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일을 할 때 가장 멋졌으면 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아무래도 멋지겠죠?(웃음) 하지만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모든 것을 공유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거예요.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이해의 폭이 애정의 척도가 되면 다른 것으로도 관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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