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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하늬 “엄친딸? 불편한 수식어죠”
입력 2012-07-09 08:07 

재난 감염영화 ‘연가시(감독 박정우)가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배우 김명민의 연기를 향한 기대와 연가시, 곱등이에 대한 관심이 한몫했을 거다. 아울러 배우 이하늬(29)도 거들었다. 영화 개봉 전 엄청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채식주의자면서 육식을 했다는 논란과 열애설이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해프닝이었다. 방송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채식주의자임에도 고기 먹는 척을 했고, 열애설이 난 상대는 누군지도 모른단다.
영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봐 노심초사했어요. 육식 관련해서는 정말 힘들었죠. 또 사귀는 사람이 있다면 쿨하게 인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남자친구는 없지만, 이 나이에 연애를 하고 있다면 당연하고 좋은 일 아니겠어요? 예전에 미스코리아 당시 때 ‘남자친구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고 했던 걸요?”(웃음)
영화 ‘연가시는 변종 살인 기생충 연가시에 감염된 가족을 구하기 위한 가장 재혁(김명민)의 고군분투를 담은 작품. 이하늬는 재혁의 동생인 재필(김동완)의 여자친구이자 국립보건원 연구원 연주를 연기했다. 재혁의 후배이기도 한 그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재혁과 재필에 힘을 싣는 역할이다.
이하늬는 감독님으로부터 ‘하늬야, 이 역할은 네가 딱이야라는 말을 들었다”며 감독님이 믿으니 할 수 있는 100%를 넘어 120%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김명민 선배가 계시니까 대본을 씹어 먹을 정도로 했다고 말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생각을 많이 했죠. 내가 맡은 연주를 누구보다 더 잘 표현하고 싶어 준비를 많이 했어요.”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배우 가운데 한 명인 김명민과 호흡을 맞췄다. 김동완은 ‘돌려차기 이후 오랜만에 영화에 복귀하는 부담보다 김명민과 연기해 부담이 됐다고 했다. 이하늬는 어땠을까.

부담보다 설레고 궁금했어요. ‘명민 선배는 어떻게 연기할까?라고요. 선배는 후천적인 것 같아요.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느꼈죠. 혼자 생각을 많이 해오시더라고요. 그러곤 현장에서 다른 사람들의 기운을 받아 복합적으로 잘 표현해내시더라고요. 제가 질문하는 것들에 대해서 친절하고 상세하게 말씀도 해주셨어요. 조언을 들었을 때 또 좋았던 건 ‘아, 내가 잘못하고 있진 않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해줘 좋았어요.”(웃음)
혼신의 힘을 다해, 가령 역할을 위해 살을 엄청나게 빼고 진짜 마라토너처럼 보이기 위해 몇 달을 훈련하는 과정을 감내할 수 있는 지 물었더니 현장은 나가면 다 고생”이라며 무엇을 하든 다 힘들다”고 웃어넘겼다. 다만 좋은 연기, 좋은 작품이라면 고생을 해도 물, 불을 안 가리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하늬는 김동완과도 호흡을 맞췄다. 전 재산을 주식에 날리고 형 돈까지 날려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다시 또 주식으로 갚으려고 하는 재필 곁에서 떠나지 않는다. 열애설이 난 김에 재필 같은 사람은 어떤지 물었다.
이하늬는 재필 같은 남자친구는 정말 큰일 날 인물”이라며 여자 친구에게 주식 투자할 거니까 대출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재필은 아니란다. 그럼? 현실에서 그는 몇 번의 연애 경험을 돌이켜보면 상대의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싶은 평강공주 콤플렉스가 있다”고 했다. 또 어떤 사람을 만날 때 오래 만나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은 매일 봐야 하는 스타일”이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바보 같은 연애를 많이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하늬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엄친딸이다. 하지만 그는 그 수식어가 잘못됐다”고 했다. 조금도 아니고, 아주 많이 잘못된 것”이란다.
제 거죽만 보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서울)대학교를 어떤 과정을 거쳐 들어간 건지 알면 또 달라질 걸요. ‘에이, 그래 봤자~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름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어요. 제 전공(이하늬는 국악을 전공했고, 어머니는 유명한 가야금 연주가이자 교수인 문재숙씨다)도 4살 때부터 정해진 거예요. 초등학교 때는 바이올린도 하고 그림도 그렸는데 부모님께 잡혀 들어갔죠. 좀 더 커서는 춤을 좋아해 춤추러 다니다가 다시 또 잡혀 들어갔죠. 방황 많이 했어요.”(웃음)
엄친딸이 썩 편한 수식어는 아니라는 그. 자신을 조금 더 아는 이들이 그런 말을 들으면 아마 오글거릴 것”이란다. 그는 이하늬를 알기 전에 선입견이 너무 커 ‘왜 그렇게 볼까 고민했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해탈(?)했다. 그는 배우가 가져야 할 이미지 중 하나로 생각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그건 내가 가진 100개 이미지 가운데 98번째 순위였으면 좋겠다. 다른 모습을 하나씩 까서 보여드릴 것”이라고 웃었다.
이미 지난해 영화 ‘히트로 스크린 데뷔를 하긴 했지만 제대로 영화계에 뛰어든 건 올해부터다. 지난 5일 ‘연가시가 개봉했고, 8월에는 그의 한복자태를 볼 수 있는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관객을 찾는다.
지금은 배우로서 저벅저벅 나가야 되는 시기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도 많고, 춤추는 것도 좋아해요. 음반을 낼 생각도 있고요. 아마 나중에는 말 그대로 종합예술 형태로 많은 것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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