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아이돌 만들기 나선 인기 작곡가들
입력 2012-06-17 22:37 

소녀시대를 최정상 아이돌로 올려놓은 곡이 '지(Gee)'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2009년 가요계는 '지(Gee)' 열풍에 휩싸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곡은 KBS '뮤직뱅크' 9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모든 음반, 음원, 벨소리, 방송횟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불황 속에서도 음반은 10만장 넘게 팔려나갔다. 한번 들으면 귀에 쏙 박히는 가사와 어깨를 들썩이는 리듬이 강점인 이 노래는 대중 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러나 정작 이 곡을 만든 작곡가 이트라이브는 소녀시대의 명성에 비해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이처럼 조명을 받지 못했던 스타 작곡가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직접 아이돌 그룹을 만든 것이다. 앨범 프로듀싱뿐만 아니라 안무, 의상 등 아이돌 가수의 전반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소녀시대 '지' 이효리의 '유고걸'을 만든 이트라이브는 걸 그룹 달샤벳을 만들었다. 달샤벳은 지난 6일 정규 1집 '방방'을 발표하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2AM '죽어도 못보내' 백지영 '총맞은 것처럼'을 만든 작곡가 방시혁도 걸 그룹 제작자로 변신했다. 그가 생애 처음으로 제작한 걸 그룹 글램은 상반기 데뷔를 앞두고 있다. MBC '위대한 탄생'에 출연했던 이미소를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절한 발라드를 만들어온 작곡가 조영수도 9월 6인조 걸그룹을 출격한다. 허각 '언제나' SG워너비 '내사람'과 같이 가창력과 감정 표현을 필요로 하는 노래를 만들어온 그가 제작한 걸 그룹은 현재 베일에 쌓여있다. 조영수는 일주일에 한 번씩 보컬 트레이닝까지 챙기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
아예 연예 기획사를 차려 아이돌을 제작하기도 한다. '후크송'(반복되는 후렴구가 특징인 노래)의 대가인 신사동호랭이는 지난해 AB엔터테인먼트사를 차렸다. 이 회사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걸 그룹 이엑스아이디(exid)가 지난 2월 대중에 첫 선을 보였다.
신사동호랭이는 이 그룹을 5인조로 재편해 7월 다시 선보인다. 손담비 '미쳤어'로 유명한 작곡가 용감한형제도 자신의 이름을 딴 걸그룹 브레이브걸스를 지난 4월 데뷔시켰다. 용감한형제가 만든 회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첫 걸그룹이다.
조영수가 소속된 넥스타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제작자는 신인 그룹의 구상 단계에서부터 100% 자기의 의지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욕심을 내왔다. 가요계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이번 신인 제작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공을 보장하기는 이르다. 아직까지 브레이브걸스나 달샤벳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인기를 결정짓는 데는 안무와 패션, 홍보, 캐릭터 등 노래 외의 변수가 많기 때문. 작곡가가 제작했다는 사실만으로 관심을 받지만 인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강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스타 작곡가들이 제작자로서 역량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선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