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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국민 남동생은 이제 그만 노래로 감동 전해야죠"
입력 2012-06-11 08:52  | 수정 2012-06-11 13:31

"저한테 그렇게(국민 남동생) 불러주시면 부담스럽죠. 자라지 않는 것 같잖아요. 이제 어린 친구들한테 물려줘야죠. 스물 여섯인데 이만 한 남동생은 어휴…."
8년 전 '내 여자라니까'로 데뷔해 '국민 남동생'으로 불려온 이승기(26)는 지난해부터 그 호칭을 거의 못 들어봤다고 했다. 7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기는 이제 그 호칭을 버려야 할 때처럼 보였다. 잘 가다듬은 옷매무새 사이로 언뜻 보이는 다부진 체격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질문에도 신중하게 답변하는 태도나 무게감 실린 목소리에서 성숙함이 묻어났다.
이승기는 최근 종영한 MBC '더킹 투하츠'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라고 했다. 정치적 환경을 극복하고 북한 여자 장교와 사랑을 이루는 남한 왕자 이재하 역이었다.
"후반에서야 선배들이 승기 씨 잘했다고 칭찬하는데 정말 눈물 날 뻔했어요. 내공이 쟁쟁한 선배들과 연기하면서 누가 될까봐 걱정이 많았죠. 엄청 노력했는데 팬들이 인정해 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드라마 다음 활동은 일본이다. 그는 지난 1일 일본 부도칸에서 '이승기 재팬 퍼스트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일본에서 정식으로 데뷔 싱글을 발표한 지 3개월밖에 안 됐는데도 8000석이 다 팔렸다.
"가수는 결국 노래잖아요. 노래로 감동을 전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악기 하나에 의지하고 노래를 부르면 실력이 다 티가 나요. 기타 연주 하나만 깔고 '사랑 안해'를 불렀죠. 1대1로 노래하는 것처럼 들어 달라고 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못 부르면 끝이잖아요. 노래 끝나고 객석이 조용했어요. 관객과 저 모두 느낀 거죠."
공연의 감동을 되새기는 듯 이승기는 심장에 손을 갖다대고 두드렸다. 그는 7월에 대만, 8월에 싱가포르로 보폭을 넓힌다.

"그간 KBS '1박2일', SBS '강심장'을 해서 3박4일 이상 외국 일정을 뺄 수가 없었어요. 한국에서 활동이 있는데 그걸 포기하면서 다른 걸 할 생각을 못했던 거죠. 앞으로 외국 활동을 해도 국내 공백을 주지 않기 위해 열심히 왔다갔다 하려고요."
이런 철두철미함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드라마 한 편 끝내고 여행을 가거나 잠수를 타는 다른 연예인과 달리 그는 바로 다음날 소속사 사무실에 출근했다.
"잠수를 왜 타요? 전 잠수 타면 회사 그만둬야 해요. 데뷔하고 한 번도 쉰 적이 없어요. 할 일이 없으면 이상해요. 드라마 끝나고도 바로 부도칸 공연 준비했어요. 일 하는 게 좋은 걸요."
군 입대 시기는 마음속으로 정해 놓은 상태다. 이승기는 "군대, 당연히 가야 한다. 4대 의무 중 하나다. 현역으로 가고 싶다. 다만 너무 늦게, 서른 즈음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허술한 구석은 조금도 없는 걸까.
"물건을 잘 못 챙겨요. 집에서 나오기 전에 항상 늦는 이유가 지갑하고 차 열쇠를 못 찾아서 그래요. 허술한 거 엄청 많은데 딱히 떠오르지 않네요. 저랑 같이 다녀보시면 알 텐데…."
인터뷰 내내 청산유수로 대답하던 그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끝을 흐렸다.
[이선희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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