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한민국은 여전히 성매매 '천국'
입력 2012-05-21 20:02  | 수정 2012-05-22 08:56
【 앵커멘트 】
성매매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곳이 안마시술소입니다.
실제 서울 강남 골몰 골목에는 안마시술소가 즐비한데요, 경찰이 단속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를 비웃듯 언제나 불야성입니다.
그 현장을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자정을 넘긴 시각, 서울 강남의 한 유흥가.

화려하게 불을 밝힌 룸살롱과 안마시술소 간판이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골목길에 들어서자 호객꾼이 접근해 말을 겁니다.

▶ 인터뷰 : 호객꾼
- "형님 아가씨 진짜 괜찮아요. 여기가 제일 유명해요. 강남에서 안마거리로. 북창동 아시죠? 거기 언니들이 여기로 다 왔어요."

구석진 곳에선 성매매 호객 행위가 더욱 노골적입니다.


외국인 여성을 소개해주겠다는 제안도 서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호객꾼
- "모텔로 러시아 아가씨들을 다 빼줘요. 거기서 애인처럼 놀아주고 연애하고 즐기시고…."

성매매 업소로 추정되는 곳에 취재진이 손님인 척 가장하고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안마를 받으러 왔다고 하자 직원이 바로 안내합니다.

간판은 안마시술소로 해 놓고 버젓이 성매매를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안마 성매매업소 직원
- "초이스(선택) 타임이 있거든요. 마음에 드는 아가씨 있으면 가서 잘 보시고 얼굴 보시고 몸매 보시고 스타일 보시고 손목 잡으시면 돼요."

또 다른 성매매 안마시술소.

건물 안팎에 수십 대의 CCTV를 설치해 놓고 경찰의 단속을 피하고 있습니다.

단속이 뜸하기라도 하듯, 안심하라며 성매매를 은근히 권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안마 성매매업소 직원
- "(단속 잘 안 와요?) 잘 안 옵니다. 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들어오세요."

우리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퍼져 활개치는 성매매 업소에 대한민국의 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 앵커멘트 】
현재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성매매 관련 업소는 서울 강남지역, 그러니까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에만 5천2백 곳이 넘습니다.
서울 전체로 보면 3만 곳 이상이고, 전국적으론 수만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올 들어 경찰이 단속한 업소는 3천 곳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인데, 왜 그런지 원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근에 성매매 업소가 많은 서울의 한 지구대.

단속을 얼마나 하는지 물어봤습니다.

▶ 인터뷰 : 지구대 경찰관
- "현장을 잡아야 하는데 현장을 잡기가 힘드니까. 성관계를 하고 있는 현장. 어떤 때는 가보면 문이 잠겨 있어서 열어주지 않고…."

하나같이 인력 부족에다 증거물 확보의 어려움 등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호소합니다.

지난 2004년에 제정된 성매매 처벌법에 따르면 성매매 영업을 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됩니다.

성매매로 얻은 이익을 몰수하는 조항도 있어 처벌 근거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부실한 단속 탓에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벌금도 수백만 원에 불과해 불법영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형식적인 단속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김용화 /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 "정책 집행의 의지가 없어서 성매매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보거든요. 사회인식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아직도 성매매는 필요하다는 입장이 강한 게…."

성 구매자들이 대부분 기소유예로 처리되고 성매매 업주나 알선주에 대한 처벌이 미약한 것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성 구매 미수범이나 건물주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고 성매매 자체에 대해 관대한 분위기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신상숙 /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교수
- "성매매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아직 인권침해라는 인식이 확고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성매매를 용인하는 문화가 만연해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꾸준한 단속과 함께 성매매가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 기자

[MBN 사회부 이성훈·원중희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