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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유명 女배우, 3D영화 만든다고 난리를…
입력 2012-04-26 11:55  | 수정 2012-05-02 18:22


배우 구혜선(28·사진)에게 감독의 칭호는 어색하지 않다. 단편 '유쾌한 도우미''로 몇 개의 상을 따냈고 장편 '요술'을 내놓았으며 '복숭아나무'도 개봉을 준비 중이다. 3D로 연출한 단편영화 '기억의 조각들'은 내달 프랑스 칸에서 선을 보이기까지 한다.
구혜선 감독을 매료시킨 3D 영상. 현재진행형으로 엄청나게 만들어지고 발전하고 있는 3D 콘텐츠 열풍에 비하면 조금 늦은 듯하다. 하지만 뒤늦게 재미를 본 사람이 즐거움을 더 만끽하듯 3D 작업을 하며 신세계를 경험했다. 구 감독은 3D 콘텐츠의 매력을 느꼈고, 즐거움과 재미가 무궁하다고 했다. 특히 3D 작품에 관심이 더 많아졌다. 나중에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3D 영화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구 감독은 "평소 판타지를 좋아했는데 3D 영화를 연출하며 또 다른 분야에 대한 상상력과 표현력이 커졌다"고 만족해했다.
"영화 '아바타' 같은 대작들을 봤을 때의 상상과는 달라요. 화려한 액션과 대규모 신들이 추구하는 방향성과는 달리 제 영화는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것을 극대화하는 데 고민을 했죠. 서정적인 것들을 표현하고 감정 이입을 시키는데 있어서 공간감, 입체감을 통해 몰입하고 어떤 감정이 느껴지도록 했어요"
물론 3D 영상 연출은 처음이라 공부가 필요했다. 친분이 있던 이사강(32) 감독을 찾아가 조언을 듣기도 했다. 이 감독은 로티플스카이의 '노 웨이(No way)' 뮤직비디오를 3D로 연출한 바 있다. 구 감독은 "영화를 찍다보니 2D 영상을 보여주기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매 컷마다 3D로 만들고픈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보는 이도 그렇지만 만드는 이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3D의 매력이다.

"장비 같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원리를 알게 되니 2D 작업과 비슷하더라고요. 한 번 빠지면 매료된다고 하던데 진짜 그랬어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매 컷마다 보여주고 싶은 것이 생겼죠. 그 욕심을 버려야 해서 힘들었어요. 기대치에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지만 잔잔한 공감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어요"(웃음)
구 감독은 의도적인 시각적 자극(예를 들면, 3D 특유의 관객을 향해 휙휙 달려드는 팝업 효과)만이 방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억의 조각들'속에서 할아버지가 감정에 복받쳐 펑펑 우는 장면 등 클라이맥스 부분을 언급하며 감정을 자극하는 장면들도 3D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기술력이 이 정도야'라고 자랑할 수 있을 만큼 3D 기기 발전은 빨라요. 거기에서 또 대중은 3D 영상으로 하여금 메시지도 정확히 전달되길 바라는 욕구도 있죠. 연출자도 마찬가지고요"
3D 콘텐츠는 시각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좋아할 수 있다는 게 구 감독의 생각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두려움을 느끼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현실 세계가 3D다. 사람들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전부가 평면이 아니다.
구 감독은 3D가 우리 생활과 예전부터 가까웠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3D 영상이 활성화 되지 않았을 때인데도 "놀이공원에서 3D 안경 체험을 하기도 했고, 일상에서는 빨간색과 파란색 셀로판지를 이용한 3D 효과로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효과적으로 3D 영상을 섞어내면 지금 보다 훨씬 어른들도 적응이 될 수 있어 모두가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3D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는 현 상황이 앞으로도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전에는 커다란 가정용 TV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얇은 TV로 바뀌었고 대중적인 게 됐어요. 남겨진 숙제는 있지만 3D TV도 사람들이 좋아하잖아요? 아무래도 TV로 보는 가수들의 무대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요. 물론 영화도 마찬가지고요"
어른들도 어른들이지만 어린이들이 특히 3D 영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중편이나 장편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고민도 하고 있다. "단편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욕심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웃는다.
또 3D 콘텐츠의 발전과 더불어 4D 콘텐츠가 늘고 있는 상황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3D나 4D는 인간의 촉각과 시각 등 감각 신경계를 깨우는 거잖아요. 그 신경계를 자극하고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죠. 편리함이라기보다는 닫혀있던 감각기관을 열리게 만들어 창조적인 부분을 깨우는 거예요. 뇌를 자극하는 효과로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죠"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작사·작곡에도 재능이 있는 그는 과수업(성균관대 영상학과)만 듣는 게 아니라 다른 과목도 열심히 찾아다니며 수강한다. 연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각자가 다른 분야일 수 있지만 배운 것들을 토대로 생각들을 정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욕심이 많은 그가 다재다능해 보이는 이유다.
"3D가 어떤 하나의 이론만 알고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여러 가지를 배우고, 직접 촬영하고 경험하며 부딪히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구 감독은 눈을 반짝였다. 이어 "3D 영화와 3D 애니메이션은 각자가 나름의 매력과 즐거움이 있다"며 "3D에 맞는 영상 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그 장점이 조만간 극대화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She is=1984년 인천 출생. '인터넷 얼짱' 1세대로 2002년 한 컴퓨터 CF 모델로 연예계 데뷔. 2004년 MBC 시트콤 '논스톱5'를 시작으로 이후 '서동요' '열아홉 순정' '최강칠우' '왕과 나' 등에 출연. 2009년에는 KBS 2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금잔디 역으로 연기대상 우수연기상 수상.
앞서 2008년에는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로 일본쇼트쇼츠아시아영화제와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영화감독으로 데뷔. 이후 2010년 첫 장편 '요술'을 선보였고 5월에는 3D 단편영화 '기억의 조각들'로 프랑스 칸에 출품할 계획. 6월에는 '복숭아나무' 개봉 예정.
[진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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